[단독]수능성적 사전 유출… 수년째 구멍뚫려 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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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 사이트 허점 이용한 312명, 성적표 배부 사흘前 자기 점수 조회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 배부를 사흘 앞두고 수험생 312명(고교 졸업생)이 성적을 사전에 확인한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 성적증명서 발급시스템은 최소 수년간 올해처럼 구멍이 뚫려 있었던 것으로 본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지난 주말까지 마무리된 논술과 면접 등 수시 대학별 고사 전에 유출 사건이 벌어졌다면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파악한 수험생들에게 이득이 될 수 있어 시험 무효 논란 등 큰 혼란이 일어날 뻔했다.

2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1일 오후 9시 56분부터 2일 오전 1시 32분까지 3시간 36분 동안 수험생 312명이 평가원 성적증명서 발급 사이트에서 성적표를 사전 조회하고 출력했다. 이들은 해당 사이트를 연 상태에서 컴퓨터 키보드의 ‘F12’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개발자 모드에서 해당 연도 값을 2020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성적을 조회했다. 한 졸업생이 1일 밤 인터넷 카페에 2020학년도 수능 성적표를 미리 출력하는 방법을 공개한 뒤 순식간에 성적 확인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평가원은 당시 성적 자료를 수능 정보시스템에 탑재해 검증하는 기간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때는 졸업생이 로그인해도 내년도 성적을 조회할 수 없었어야 하는데 차단 조치가 없었다. 평가원은 2일 “혼란을 야기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성적을 예정대로 4일 오전 9시에 학생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업무상 과실 책임을 이유로 평가원에 대한 감사와 수사 의뢰를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가 정시를 확대하는 대입 개편안을 발표한 지 3일 만에 성적 유출 사태가 터져 수능 신뢰도는 타격을 입게 됐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수능 성적#사전 유출#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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