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따르는 여인’의 일본 여정에 동행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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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화가 얀 페르메이르의 걸작 유화 ‘우유 따르는 여인’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일본 도쿄로 이를 운반하기 위해 루이비통이 특별하게 만든 트렁크. 루이비통 제공
화가 얀 페르메이르의 걸작 유화 ‘우유 따르는 여인’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일본 도쿄로 이를 운반하기 위해 루이비통이 특별하게 만든 트렁크. 루이비통 제공
최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은 자국 작가 얀 페르메이르의 걸작 유화 ‘우유 따르는 여인’을 일본 도쿄로 운반할 수 있는 맞춤형 트렁크 제작을 루이비통에 의뢰했다. 이달 5일부터 내년 2월 3일까지 도쿄 우에노 모리 미술관에서 열리는 ‘변화의 탄생’이라는 전시회에 이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서였다.

이 미술관은 네덜란드의 황금기 화가들의 걸작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17세기 중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우유 따르는 여인은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흐르는 우유를 제외하고 다른 사물들은 고요한 상태에 정지돼 있다. 작가인 페르메이르는 평범한 일상 속 행위를 인상적인 그림의 주제로 재탄생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대표작은 1666년경 완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다.

예술품을 운반하기 위한 맞춤형 트렁크를 만드는 일은 루이비통의 오랜 역사다. 루이비통은 1924년 프랑스 출신 예술가 르네 짐펠을 위한 트렁크를 제작했다. 그가 만든 걸작들을 고객들에게 보여주고 제안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루이비통은 이후 전 세계의 고객으로부터 예술 작품을 운반하는 일을 위탁받아 트렁크를 만들어왔다. 루이비통과 오랜 관계를 유지해온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이 루이비통을 선택한 이유인 셈이다.

이번 트렁크는 프랑스 파리 근교에 자리한 루이비통의 역사적인 아니에르 공방에서 수공으로 제작했다. 트렁크는 상징적인 모노그램 캔버스와 루이비통의 시그니처인 황동 모서리, 자물쇠로 장식돼 있다. 수작업으로 완성된 개인 맞춤형 줄무늬 페인팅은 작품의 주요 색상들을 떠올리게 하는 노란빛 내부를 지니고 있다.

루이비통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버크 회장은 “위대한 탐험가와 예술가의 여정에 동행해온 루이비통은 창조에 대한 진정한 열정을 기반으로 문화예술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역사상 가장 잘 알려진 세계적인 명화 중 하나를 운반하고 보호하기 위한 맞춤 케이스를 디자인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타코 디비츠 관장은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과 루이비통은 공예, 퀄리티, 그리고 예술을 향한 열정을 추구하는 동일한 유산을 지닌다”고 제작 의뢰 동기를 설명했다. 그는 또 “우유 따르는 여인은 우리의 소장품 중 가장 특별한 여인 중 하나인데, 덕분에 암스테르담에서 전시가 열리는 일본까지 안전하고 멋지게 여행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루이비통의 예술품에 대한 관심은 각별하다. 루이비통은 2006년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에네시(LVMH)그룹 회장이 루이비통 재단을 설립하면서 회사가 오랜 시간 노력을 기울여온 예술 후원 활동에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루이비통은 2006년 건축가 프랭크 게리와 손잡고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 건립이라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루이비통 관계자는 “기업 재단이자 동시에 민간 문화 사업인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은 열정과 굳은 신념의 결과물로 미술관이 속한 주, 도시 그리고 국가에 대한 헌신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루이비통의 미술관은 ‘그랑 파리’의 심장부인 불로뉴 숲속에 자리한 아클리마티시옹 공원에 건립되었다. 지역의 문화적 지형을 바꾸어 놓을 뿐만 아니라 파리 서부지역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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