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 바라보는 나이에 우즈베키스탄 골프 이끈 양찬국 감독

김종석기자 입력 2018-08-23 19:02수정 2018-08-23 19:05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는 외국팀을 맡은 한국인 지도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양찬국 우즈베키스탄 남자 골프 대표팀 감독(69)은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뜨거운 열정으로 조카뻘 되는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이 23일 시작된 이번 대회 골프에 아시아경기 최초로 출전한 데는 양 감독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인천 스카이72GC 헤드프로인 양 감독은 국내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대회에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이 출전했을 때 잠시 지도했던 게 그 첫 인연이다. 앙국 골프 교류의 친선대사 역할을 자처한 그는 우즈베키스탄 골프협회 창설을 주도했고 현지에 첫 프로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양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은 1930년대 강제 이주된 고려인의 정착을 도왔다. 이런 역사적 배경 속에 우즈베키스탄 골프 발전에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 남자 골프 대표팀을 이끌고 처음으로 아시아경기에 출전한 양찬국 감독.
우즈베키스탄에는 18홀 골프 코스 1개와 폐타이어를 재활용해 조성한 연습장 1개가 있을 뿐이다. 척박한 필드 환경 속에 양 감독은 골프 개척자로 불리고 있다. 아시아경기에 출전한 우즈베키스탄 골프 대표선수 4명 가운데 3명은 고려인이며 나머지 1명은 고려인 혼혈이다. 양 감독이 사재에다 국내 기업 후원을 유치해가며 선수들의 실력을 키운 덕분에 팀 평균 스코어가 71.4타까지 기록하게 됐다.

주요기사

양 감독은 “경험이 부족하고 빠른 그린에 적응력이 떨어진다. 출전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나이에도 한국 골프의 세계 정상급 기술을 전파하고 양성한다는 사명감이 커 보람을 느낀다. 태권도 양궁뿐 아니라 골프 지도자도 세계 각국으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4명의 선수 중 예브게니 리가 6오버파 78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90타 내외의 스코어로 부진했지만 도전 자체만으로도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던 양 감독은 1972년 골프를 처음 접한 뒤 미국 이민 생활을 거쳐 2000년 귀국해 골프 지도자로 활동하며 ‘양싸부’라는 별명과 함께 3000명 넘는 제자를 길러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