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교회가 경건과 절제의 신앙적 기초 위에 영적, 물질적 자산을 나누며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의 선교적 사명을 감당한다는 것이 설립 취지다. 무엇보다 한국 기독교의 진보와 보수 교단 모두의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남북나눔은 “통일을 준비하는 일은 바로 우리와 자손들이 함께 살아갈 북녘의 어린이들을 돕는 일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단체의 창립과 이후 활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홍정길 전 이사장(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은 “아이들은 생후 2년 이내에 장기가 형성되고 뇌의 95%가 자라는데 북한의 현재 상황이 방치되면 한 세대의 상당수가 심각한 장애를 가질 수 있다는 경고에 큰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 단체가 주목하고 있는 또 하나의 지원 활동은 북한 농촌시범마을 조성사업이다. 남북나눔의 지원을 통해 2005∼2008년 황해북도 봉산군 천덕리에 농민주택 400채를 비롯해 유치원 5동, 탁아소 5동, 마을회관, 간이 진료소 등이 들어섰다.
북한의 농촌 주택은 60여 년 동안 개·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제는 서까래까지 썩어 새 지붕조차 얹을 수 없을 만큼 낙후됐다. 농민들은 낡은 집에서 더위와 추위, 비바람에 노출된 상태에서 살고 있다. 이 단체의 신명철 이사는 “농촌시범마을 조성을 통해 놀라운 변화를 목격했다”며 “주거시설 개선이 농민들의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변 마을과 비교했을 때 노동생산성과 농업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라고 말했다.
천덕리 농민주택의 경우 단층 건물로 집 앞마당을 두어 텃밭을 일굴 수 있도록 했다. 텃밭에서 생산된 것은 개인소유로 인정돼 식량난 속에서도 일정 부분의 식량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기간 중 18회에 걸쳐 480여 명이 현지를 방문해 현장을 보고 지원하는 민간교류도 진행했다.
남북나눔은 또 옛 소련 해체 이후 연해주지역으로 이주해 온 고려인의 자립도 지원하고 있다. 고려인이 러시아 정부가 제공한 군 막사에서 겨울을 나고, 생계조차 막막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식량과 겨울용 방한복 등을 보내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지속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행복동 비닐하우스’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