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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단독]정부 60억 스포츠도시 계획, 최순실案과 판박이

입력 2016-11-07 03:00업데이트 2016-11-0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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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루케이 “지역 스포츠거점 육성” K스포츠재단에 7억 연구용역 제안
문체부 같은 주제로 20억 예산편성… 최순실 일가에 ‘이권 몰아주기’ 의혹
문체부 올들어 ‘강릉 빙상도시’ 거론… 장시호 사업 연고지 지원 가능성
 정부가 예산 20억 원을 신규 편성하며 만든 ‘스포츠 도시’ 사업 계획이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0) 씨의 개인회사 더블루케이가 수주하려 했던 연구용역 과제와 사실상 똑같은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최 씨 일가가 이권을 노리고 특정 도시 중심의 사업을 진행했고 정부 계획도 이에 발맞춰 추진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동아일보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2017년도 문화체육관광부 예산 설명서에는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162개 시군구 중 2곳을 지정해 스포츠 도시로 육성한다는 계획과 함께 올해까지 책정되지 않았던 예산 20억 원을 추가했다.

 본보가 단독 입수한 더블루케이의 K스포츠재단 상대 용역과제는 ‘전국 5대 거점 지역별 각 종목 인재 양성 및 지역별 스포츠클럽 지원시설 개선 방안 연구’(3억700만 원)와 ‘시각장애인스포츠 수준 향상과 저변 확대를 위한 가이드러너 육성 방안 연구’(4억600만 원) 등 2건이다. 검찰은 연구 수행 능력도 없는 더블루케이가 K스포츠재단에 7억 원의 용역을 제안한 데 대해 최 씨에게 사기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문제는 이 중에서 ‘지역별 종목 양성과 스포츠클럽 지원’이라는 주제가 문체부 자료에 나온 “(지역별) 차별화된 스포츠 분야를 발굴하고 클럽 활성화”라는 스포츠 도시 추진 방향과 판박이인 점이다. 문체부는 스포츠 도시 한 곳당 3년간 최대 60억 원 지원을 목표로 내걸었다. 사업 추진 방안에 따르면 스포츠 도시 두 곳 모두 사업계획서와 정량 평가를 거쳐 공정하게 지정돼야 하지만 “강릉빙상장 사후 관리를 위해 강원 강릉시를 스포츠 도시로 내정했다”는 문체부 관계자의 증언도 있다. 이 때문에 김태년 의원은 “정부가 스포츠 도시라는 명분을 앞세웠을 뿐 최 씨 일가에게 이권을 몰아주기 위해 형식적인 예산 근거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 씨의 조카 장시호(개명 전 장유진·37) 씨가 진행하는 사업과 강릉시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도 이런 의혹을 키우고 있다. 승마선수 출신인 장 씨는 자신과 관련이 없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지난해 6월 설립해 운영을 주도했다. 영재센터는 유망주 발굴이라는 목적 아래 강릉에 연고를 둔 빙상과 설상 종목 지도자들을 대거 참여시켰다. 영재센터는 강릉에서 ‘빙상 캠프’도 열었다.

 이런 가운데 ‘최순실 라인’이라는 의혹을 받는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은 지난해 12월 강릉을 연고로 한 스포츠토토 빙상단 창단을 유도했다. 문체부가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빙상단 창단 협조 공문을 보냈고 스포츠토토 운영 사업자 케이토토는 체육공단으로부터 39억 원의 운영자금을 받았다. 김 전 차관은 1월 창단식에서 “강릉이 빙상으로 특화된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면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체육정책실장은 “강릉을 세계적인 빙상 스포츠 도시로 육성하는 플랜을 수립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빙상단 감독도 장 씨와 친분이 있는 이규혁 영재센터 전무이사가 맡았다. 정부는 당초 평창 겨울올림픽이 끝나면 강릉빙상장 등을 철거하기로 했지만 올 4월 존치로 계획을 바꿨다.

신동진 shine@donga.com·박훈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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