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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DBR 경영의 지혜]美연구팀 “정치권과 친한 기업, 조세회피 가능성 높아”

입력 2016-09-29 03:00업데이트 2016-09-29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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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경제학자들은 정치적 연줄이 개별 기업들에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치권에 ‘끈’이 있는 기업들은 정부와 계약 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으며 신용위험이 낮다고 평가돼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을 때도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뉴욕주립대 김찬석 교수 연구팀은 정치권과 가까운 이들 기업이 일반적인 기업들에 비해 조세회피 성향도 높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입법기관을 접촉하기 쉽기 때문에 조세법의 개정과 집행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더 장기적이고 정교한 조세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선행 연구들에서 이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려는 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정치적 연줄을 보험 삼아 위험을 담보로 한 조세회피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논리였다.

 연구팀은 미국 기업의 정치적 연관성을 측정하기 위해 △이사회 내 전직 정치인의 재직 여부 △선거운동 후원회에 대한 기부 여부 △로비활동에 대한 지출 여부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약 13.5%의 기업에 최소한 한 명 이상의 전직 정치인이 이사로 재직하고 있었으며 7.9%의 기업이 선거후원회인 정치활동위원회에 기부금을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로비활동에 자금을 지출하는 기업은 전체 기업의 1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같은 정치적 활동들은 조세회피 성향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직 정치인이 재직 중인 기업들은 조세회피처를 사용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11%가량 더 높았다. 또한 정치활동위원회에 기부금을 내는 기업들과 로비활동에 자금을 지출하는 기업들이 조세회피처를 활용할 가능성은 각각 36%, 1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에너지 기업 엔론은 1997∼2001년 총 5년 중 4년간 세금을 단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국외 조세회피처에 자회사 881개를 설립하고, 1999년과 2000년에만 350만 달러를 로비 자금으로 사용한 결과였다. 하지만 결국 2001년 희대의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며 파산했다. 급변하는 국내외 기업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해법은 연줄이 아니라 튼튼한 내실을 갖추는 것이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금융감독원 자문교수 jinkim@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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