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50일 이상 드나든 ‘꾼’ 1만1731명… 도박 중독자 관리 여전히 구멍
바카라로 200억 잃고 자살한 경우도… 감사원 “출입제한 조치 느슨한 탓”
3일 오전 6시 반경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허용 카지노인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 앞. 밤샘 도박을 하고 나온 하모 씨(59)는 “에쿠스 승용차를 전당포에 맡겨 대출을 받는 등 지난 10년간 온갖 방법으로 돈을 마련해 매일 카지노에 갔다. 가정은 붕괴됐고, 여러 번 자살 시도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냉면집 8개를 운영하던 한 지인은 강원랜드에서 바카라로 200억 원을 잃고 결국 두 달 전 자살했다”고 전했다.
카지노 폐장 시간인 오전 6시가 되자 밤을 새워 도박을 한 수백 명이 피곤에 찌든 모습으로 쏟아져 나왔다.
불황 속에서도 카지노는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강원랜드 측은 “요즘 성수기인데 하루 방문객이 비수기보다 약 2000명 많은 1만 명 선”이라고 전했다. 방문객들 중엔 무리하게 빚을 내 도박에 빠져드는 중독자가 여전히 많다. 감사원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강원랜드 카지노에 100일 이상 출입한 ‘강박적 고객군’은 2165명이었다. 50일 이상 100일 미만 출입한 ‘문제성 고객군’도 9566명에 이르렀다.
이처럼 중독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도박꾼이 적지 않지만 중독을 막을 수 있는 견제장치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 강원랜드는 2개월 연속으로 월 15회 이상 출입하는 방문객들에 대해 정도에 따라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은 “도박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출입 제한 조치도 의무상담만 받으면 즉각 해제해 주는 등 느슨하다”고 지적했다.
강원랜드는 도박 중독의 위험이 있는 고객들을 강박적 고객군, 문제성 고객군 등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이는 내부적으로 관리 편의를 위한 목적에 불과할 뿐 세세한 예방 조치는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한편 강원랜드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국세청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별소비세, 법인세 등 지난해 강원랜드가 납부한 세금은 역대 최다인 2968억 원이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