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靑 민정수석 우병우, 진경준 비위 알고도 감찰 안넘긴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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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시절 ‘진경준-저축銀측 부적절 만남’ 보고받아
감찰본부엔 통보 안돼 우병우 묵살 정황… 진경준 검사장 승진때도 “우병우가 밀어” 뒷말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검찰에 근무할 때 진경준 검사장(구속)의 비위를 알고 있었지만 내부 감찰에 넘기지 않았고, 지난해 2월 검사장 승진 인사 때에도 눈감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우 수석은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으로 일하던 2010년 초 진경준 당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의 비위에 대한 여러 건의 보고를 받았다. 금융기관의 범죄를 단속해야 할 진 부장이 저축은행 및 증권업계 관계자들과 술자리, 골프 등 부적절한 만남을 갖는다는 내용이었다. 진 부장이 사석에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 이모 변호사와의 친분을 과시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우 수석이 당시 진 검사장의 비위를 윗선에 보고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진 검사장의 비위는 다른 검사들의 비위 첩보와는 달리 대검 감찰본부 등에 이첩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진 검사장의 부적절한 행태는 다른 통로로 대통령민정수석실에 보고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해 8월 검찰 인사에서 진 검사장은 사법연수원 동기 중 ‘1등 자리’로 통하는 법무부 검찰과장에 내정됐지만 인사 발표 직전 부산지검 형사1부장으로 밀려났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우 수석이 진 검사장의 ‘이상 징후’를 몰랐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 수석이 민정비서관에서 민정수석으로 승진한 직후인 지난해 2월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때 진 검사장을 승진 대상자에서 걸러내지 않은 데는 그와의 특별한 친분이 있었기 때문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진 검사장은 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중용됐다. 그가 화려하게 재기하자 “우병우 수석이 세게 밀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한편 우 수석의 처제 이모 씨는 2013년 ‘세인트크리스토퍼네비스’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 수석 아내의 4자매가 25%씩 지분을 갖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C빌딩의 등기부에는 이 씨의 국적이 세인트크리스토퍼네비스로 바뀌었다고 명시돼 있다. 카리브 해에 있는 영국령 섬인 이곳은 2000년대 후반부터 조세회피처로 떠오른 지역이다.

장관석 jks@donga.com·김민 기자
#우병우#진경준#청와대#민정수석#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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