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찰떡호흡… 스타트 속도 ‘최정상급’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4, 5년전보다 0.4초이상 당기고, 체중 100kg으로 늘려 속도 극대화
안정적 주행도 기록단축 큰 몫

원윤종과 서영우가 5년 동안 정성을 다해 빚어 온 찰떡궁합이 드디어 기적을 만들어냈다.

23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휘슬러경기장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리턴연맹(IBSF) 2015∼2016 월드컵 5차 대회 봅슬레이 2인승 2차 시기에서 원윤종과 서영우의 스타트 기록은 4.80초였다. 캐나다 출신으로 휘슬러경기장의 코스에 익숙한 저스틴 크립스-알렉산더 코파츠 조에 이어 두 번째로 빨랐다.

이세중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휘슬러경기장을 기준으로) 4, 5년 전에 비해 두 선수의 스타트 속도가 0.4초 이상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0.01초 차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차이다. 실제 이날 경기에서 두 선수는 1, 2차 시기 합계 1분43초41로 리코 페터-토마스 암라인 조(스위스)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봅슬레이에서는 스타트 속도는 파일럿과 브레이크맨의 호흡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2010년 11월 미국에서 열린 북아메리카컵 국제대회에서부터 시작된 두 선수의 호흡에는 ‘큰형’ 원윤종의 몫이 크다. 봅슬레이 대표팀에서도 손에 꼽히는 모범생인 원윤종은 훈련 때마다 늘 앞장서서 서영우를 자극한다. 3년 전 장래 문제 고민으로 몇 달간 대표팀을 떠났던 서영우를 돌아오게 한 것도 원윤종이었다. 하지만 경기에서는 서영우가 원윤종을 돕는 역할이다. 연맹 관계자는 “체중이 쉽게 불지 않아 원윤종이 고민할 때 서영우가 웨이트 방법 등을 알려주며 도와줬다”고 전했다.

두 선수의 호흡은 주행 과정에서도 빛을 내고 있다. 파일럿 원윤종의 안정적인 썰매 주행 실력에 뒷자리에 앉은 브레이크맨 서영우의 감각적인 무게중심 잡기가 더해지며 두 선수의 봅슬레이는 최단 거리를 빠른 속도로 질주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이날 1, 2차 시기 스타트에서 모두 1위를 했던 크립스 조는 파일럿과 브레이크맨의 호흡에 균열을 드러내며 최종 순위에서 8위에 그쳤다.

두 선수의 늘어난 체중도 힘이 됐다. 두 선수 모두 100kg대로 5년 전보다 30kg씩 체중을 불렸음에도 스타트 속도는 더 빨라졌다. 두 선수의 근력과 호흡이 체중보다 더 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번 시즌 월드컵 대회에서 얻은 자신감까지 더해져 두 선수의 질주는 2018년 평창 올림픽 때까지 더욱 가속도가 붙게 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봅슬레이#원윤종#서영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