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5m’ 한국 최고의 꿈 우뚝 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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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 123층 상량식… 28년에 걸친 ‘신격호 프로젝트’
2016년 완공땐 세계 6번째 높이… 신동빈 “열정 쏟은 아버지께 감사”

정재계 200여 명 참석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월드타워 76층 행사장에서 열린 롯데월드타워 상량식에 참석한 내빈들. 앞줄 왼쪽부터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류지영 새누리당 의원,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김을동 새누리당 최고위원,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 사진공동취재단
정재계 200여 명 참석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월드타워 76층 행사장에서 열린 롯데월드타워 상량식에 참석한 내빈들. 앞줄 왼쪽부터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류지영 새누리당 의원,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김을동 새누리당 최고위원,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 사진공동취재단
“21세기 첨단 산업 중 하나가 관광입니다. 세계에 자랑할 만한 시설을 조국에 남기려는 뜻밖에 없습니다.”(1995년 10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인터뷰 중)

1987년 12월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의 사업용지 매입으로 시작된 롯데그룹의 제2롯데월드 건립 계획이 약 28년 만에 완공 초읽기에 들어갔다.

롯데그룹은 내년 12월 22일 롯데월드타워 완공을 앞두고 22일 타워 맨 꼭대기인 123층에 대들보를 크레인으로 올리는 ‘상량식’(외부 공사를 마치고 내부 공사에 들어가기 전 치르는 의식)을 롯데월드타워 76층 행사장에서 열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외에 박원순 서울시장,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신동빈 회장은 인사말에서 아버지를 두 번이나 언급했다.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에 모든 열정을 쏟은 아버지에게 감사드린다”며 “‘랜드마크’를 남기겠다는 아버지의 뜻을 받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건축물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롯데월드타워 건립은 1995년 신 총괄회장이 송파구에 초고층 건물을 짓겠다는 도시설계안을 제출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이후 서울공항의 비행 안전성 논란, 고도제한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으며 2010년 11월에 착공식을 했다. 롯데월드타워가 내년 555m(지하 6층∼지상 123층)의 높이로 완공되면 세계에서 6번째(완공일 기준)로 높은 건물이 된다.

현재(508m)는 5번째로 높고 내년 완공 시점에는 미국 뉴욕의 ‘원월드트레이드센터’(541m)를 앞지르지만 내년 말 중국 선전에 660m 높이의 ‘핑안파이낸스센터(PAFC)’, 톈진에 597m 높이의 ‘골딘 파이낸스 117’이 각각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연간 2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몰릴 것이고 고용 창출을 통해 우리나라 내수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한 임원은 “올해 7월부터 이어진 형제간 경영권 분쟁, 11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사업권 박탈 등 악재를 겪으면서 축 처진 그룹 내 분위기를 상량식으로 쇄신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완공 후에는 각 계열사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를 비롯해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의 집무실이 롯데월드타워로 이전해 롯데그룹이 ‘소공동 시대’를 접고 잠실을 중심으로 한 ‘강남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된다.

롯데월드타워 건립이 평생의 염원이었던 신 총괄회장의 이날 불참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평소 호텔롯데 34층에서 생활하는 신 총괄회장에게 상량식 참석의 뜻을 전하려 했으나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측이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지키고 있어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10월 아버지와 함께 공사 현장을 방문했던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은 이날 참석했다.

▼ 박원순 시장 “서울을 넘어 한국의 상징물 될것” ▼

안전문제 갈등 빚다 상량식 축사


22일 롯데월드타워 상량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 시장은 그동안 제2롯데월드의 건물 안전 문제로 롯데그룹 측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박 시장은 제2롯데월드 저층부인 ‘롯데월드몰’ 개장을 한 달 앞둔 지난해 9월 임시개장 승인을 보류한 바 있으며 올해 3월 24일 열린 롯데월드타워 100층(413.65m) 돌파 기념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박 시장은 상량식에서 롯데월드타워를 높이 평가하는 등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 시장은 축사를 통해 “롯데월드타워가 앞으로 서울시를 넘어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건설 기술의 상징물이 될 것”이라며 “전망대, 공연장 등 풍부한 문화 인프라도 서울시민은 물론이고 세계인의 시선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가 암사동 구석기·신석기 유적과 풍납토성 중심의 백제 고분군을 묶어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데, 롯데월드타워까지 완공되면 서울 동남권 전체가 관광 중심지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인철 서울시 대변인은 “그동안 롯데그룹과 대립한 것이 아니라 안전 문제를 강조해온 것일 뿐이고 올해 3월 100층 기념식 불참도 시장 일정과 맞지 않았던 것뿐”이라며 “이제는 안전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고 관광 인프라 차원에서 롯데월드타워 건립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참석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한 달 전 롯데물산 관계자들이 서울시청을 방문해 박 시장에게 참석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롯데월드타워#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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