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한입으로 두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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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방패 없는 한국기업]
삼성물산 합병반대 권고한 뒤 제일모직 주주엔 “유리” 찬성 의견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제일모직과의 ‘합병 반대’를 권고했던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가 제일모직 주주들에게는 ‘합병 찬성’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재계에 따르면 ISS는 최근 제일모직 주식을 갖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에게 “삼성물산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번 합병은 제일모직 주주들에게 유리하다”며 이같이 권고했다. ISS는 삼성물산 주주 대상 보고서에선 “합병 비율 산정 시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제일모직 주주들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선 “현행법상 문제가 없다”고 하는 등 ‘이중 잣대’를 적용했다. 제일모직은 고평가, 삼성물산은 저평가라는 ISS의 기본 입장은 같지만 합병을 앞둔 두 회사 주주들에게 서로 다른 권고안을 보낸 것이다. ISS가 영리법인인 만큼 객관적인 분석 결과보다는 ‘고객 맞춤형’ 의견을 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해외에서는 의결권 자문사의 영향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다. 2010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의결권 자문회사의 규제 필요성에 대한 협의서를 발간했다. 이듬해엔 프랑스 금융시장청(AMF), 유럽위원회(EC),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도 비슷한 내용을 담은 권고문 및 협의서를 발간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삼성물산#제일모직#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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