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용병 블랙, kt 흑역사 끝내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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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경기 3홈런 10타점 타율 0.500… 팀 최다 타이 4연승 상승세 이끌어

4일 수원구장에서 프로야구 kt 조범현 감독을 만났을 때 일이다. 감독실에서 인터뷰 도중 조 감독이 양해를 구하고 잠시 자리를 비웠다. “방망이 치는 걸 보고 오겠다. 미안하다.” 전날 입국한 새 외국인 타자 댄 블랙(28)의 첫 타격 훈련을 보려는 것이었다. 조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모은 블랙이 가세한 뒤 신생 kt가 새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한때 ‘동네북’ 신세가 되면서 다른 팀들의 ‘승수 자판기’ 취급을 받던 kt는 블랙 영입 후 7경기에서 5승 2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블랙은 30타수 15안타(3홈런)로 타율 0.500에 10타점을 기록했다. 11일까지 치른 롯데와의 3연전에서는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해 kt에 창단 후 첫 싹쓸이 승리를 안겼다. kt가 이날 올린 16득점은 팀 최다였다. 팀 최다 타이인 4연승을 달린 kt에서 블랙은 복덩이 대접을 받고 있다. “좋은 선수가 많다”고 겸손하게 말한 블랙은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에 감동을 받아 방망이를 선물로 내놓기도 했다. 그는 “한국 프로야구 수준이 미국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의 중간 정도라고 들었다. 몇몇 선수는 메이저리그급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선수는 기량뿐만 아니라 인성, 다른 선수들과의 조화에 성패가 걸려 있다. 친화력을 앞세워 국내 무대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는 블랙은 “선수단과 식사를 같이 하는데 한식과 중식, 양식이 잘 나와 전혀 불편하지 않다. 매운 음식도 즐기고 불고기가 정말 맛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료인 마르테(kt)가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미국 떠나기 전에 린드블럼(롯데)이 큰 옷과 어댑터를 준비해 오라고 했는데 한국에서 충분히 구할 수 있어 야구에만 전념하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뒷심 부족에 허덕이던 kt는 블랙의 가세로 마운드까지 안정을 되찾으며 끈끈한 팀 컬러를 갖추게 됐다. 블랙이 어둠에 가려 있던 kt를 밝게 비추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블랙#kt#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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