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말뚝테러’ 日정치인, 또 위안부 모욕

  • 동아일보

성매매 여성 뜻하는 글귀와 얼굴 일그러진 소녀상 담은 상자
경기 광주 나눔의집 등에 보내

19일 나눔의집 등 국내 위안부 관련 단체에 배송된 소포에 들어 있던 표정이 일그러진 소녀상과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 영토’라고 쓰인 말뚝. 나눔의집 제공
19일 나눔의집 등 국내 위안부 관련 단체에 배송된 소포에 들어 있던 표정이 일그러진 소녀상과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 영토’라고 쓰인 말뚝. 나눔의집 제공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했던 일본 극우 정치인이 또다시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는 물건을 ‘나눔의집’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에 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머물고 있는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집은 19일 발신인이 ‘유신정당 스즈키 노부유키(鈴木信行)’라고 적힌 상자를 우편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상자에는 일본어로 ‘제5종 보급품’이라고 적힌 글귀와 함께 얼굴이 일그러지고 무릎 아래가 없는 작은 소녀상 모형이 들어 있었다. 제5종 보급품은 군인을 상대하는 성매매 여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적힌 손가락 크기의 말뚝 모형도 있었다. 또 상자 겉면에는 ‘날조금지’ ‘돈트 코리아(Don’t Korea)’ 등이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다. 한국이 위안부 관련 내용을 조작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이날 정대협 등 다른 일본군 위안부 관련 단체에도 같은 소포가 배달됐다. 발신자인 스즈키 씨는 2012년 6월 주한 일본대사관 앞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에 ‘다케시마는 일본 영토’라고 쓴 말뚝을 세웠다. 지난해 법원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스즈키 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그가 입국하지 않아 집행하지 못했다.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은 “파렴치한 행동을 역사에 남기고 응징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 의뢰할 것”이라며 “일본 정부가 인도하지 않으면 이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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