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근로자 5000명 보내달라”… 中 훈춘에 부는 경협 봄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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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파견인력 넘치는 접경지대 르포
시진핑 협력 주문에 北과 교류 탄력… 한 청바지공장 北여공 100명 근무

8일 낮 12시 반 북한과 인접한 중국 접경 도시 지린(吉林) 성 훈춘(琿春) 시 외곽 ‘훈춘변경경제합작구’의 썬린왕무예(森林王木業) 지구. 대부분 하늘색 점퍼에 검은색 트레이닝 바지를 입은 20대 초반 여성 100여 명이 줄을 지어 걷고 있었다. 현지 택시운전사 진지창(金繼强) 씨는 “점심 때 중국 거리에서 줄지어 단체로 이동하는 근로자는 북한 근로자들뿐”이라고 말했다.

진 씨는 “오늘은 일요일인 데다 중국의 부녀절(婦女節)로 중국 근로자들은 모두 쉬고 있지만, 북한 여성들은 쉬지 않고 점심을 먹고 일터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행하던 훈춘의 소식통은 “이 여성들은 훈춘 시의 청바지 제조업체인 ‘훙펑(弘豊)’ 근로자들”이라며 “훈춘에서 북한 인력을 들여오는 기업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을 오가며 10년째 사업을 하고 있는 또 다른 소식통은 “시가 각 업체에 필요한 북한 인력이 몇 명이나 되는지 1차로 조사한 결과 총 5000명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북한 핵실험과 장성택 처형 이후 중국 중앙정부와 북한 정권은 냉각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북한과 인접한 중국 지방정부들은 북한 근로자들을 끌어들이면서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9일 열린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지린 성 등 동북 3성 지역에 “주변국(북한과 러시아 지칭)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특별 주문하고 나서면서 접경지대 경협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훈춘=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훈춘#중국#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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