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핵협상 하는 사이에…“北 실질적 핵무기 7~16개 보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9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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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국제사회와 이란의 핵협상이 이달 말 시한을 앞두고 막바지 고비를 넘고 있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8일 “이란과 검증 가능한 핵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협상장을 박차고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의 최후통첩으로 테헤란의 정치적 결단을 압박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 CBS방송의 일요 시사대담 프로그램인 ‘패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가지지 않겠다는 점을 검증할 수 없다면, 이란이 속이더라도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시간(브레이크아웃 타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란이 검증과 규제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란은 그러나 아직 ‘예’라고 말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핵무기 개발 포기’와 ‘제재 해제’를 놓고 다양한 조합의 해법을 놓고 막판 흥정을 하고 있다. 이란이 여전히 자신들의 핵 개발을 평화적인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미국 등은 증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국제사회는 이란이 원심분리기 수를 줄이거나 현재까지 제조한 농축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고 아라크 중수로의 설계를 변경해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없애는 방법 등을 통해 이란의 브레이크 타임(핵무기를 가지기로 작심하는 순간부터 핵 물질을 추출해내는데 드는 시간)을 적어도 1년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란은 자신들의 양보를 최소화하고 대신 원유 수출과 국제 금융시장 접근을 막고 있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한꺼번에 조기 해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란의 주장을 검증하는데 최소 10년이 걸리므로 이 기간 동안은 핵 동결 상태를 유지하면서 제재를 순차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미국이 이란 핵문제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 북한 핵문제가 악화되고 있는데 대한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자 사설에서 “북한은 (핵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미국의 무관심을 이용해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부엌에서 이란 핵문제(냄비)를 요리하고 있는 사이 북한 핵문제(주전자)가 끓어오르는 내용의 만평을 9일 게재했다.

미국 노틸러스연구소의 피터 헤이즈 소장과 로저 카바조스 연구원은 최근 ‘북한의 핵군사력 로드맵: 어려운 선택’이라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보유한 실질적 핵무기는 7~16개로 추정된다. 북한은 핵무기를 통해 국제사회를 위협하면서 이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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