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대북 해법 집중검증… 유일호, 부동산정책 전문성 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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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부터 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위장전입-세금탈루 의혹도… 예상 쟁점은

《 9일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0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11일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까지 이번 한 주간 정부 부처 수장(首長) 4명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회가 실시된다. 이번 청문회는 4월 보궐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어 여야의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여당은 박근혜 정부 집권 3년 차의 국정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반드시 전원을 통과시킨다는 자세다. 이에 대해 야당은 위장전입과 세금 탈루 의혹 등 후보자들의 도덕성 문제와 정책수행 능력을 집중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

▼ 꽉막힌 남북관계 돌파구 있나 ▼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 (11일)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사진)는 박근혜 정부 대북정책의 ‘브레인’으로 알려진 만큼 11일 열리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경색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남북관계 해법에 대해 집중적인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 후보자는 박 대통령 임기 첫해부터 대통령통일비서관으로 재직하면서 정부 대북정책 실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된다. 현재의 대북정책으로 여전히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야 의원들의 날선 지적이 예고돼 있다. 천안함 폭침에 따른 대북 제재인 5·24조치에 대한 해법 등 남북관계를 정상화시킬 청사진이 있는지도 검증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홍 후보자는 논문 중복 게재, 부인의 위장전입, 증여세 탈루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과거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들에 자신의 박사학위나 과거 논문 일부를 게재한 것에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홍 후보자의 부인이 1999년 아파트 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위장전입을 한 사실에는 “투기 목적이 아니었지만 적절하지 못한 처신이었다”고 사과했다. 1995년 아파트를 분양 받을 때 부모의 재정적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증여세를 탈루했을 것이라는 의혹에는 “세법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됐다. 세금을 회피할 목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 서민 전세난 풀어줄 대책은 ▼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9일)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사진)는 당초 정책적 능력을 놓고 청문회에서 집중 질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전 검증 과정에서 취득·등록세 탈루 의혹 등 일부 도덕적 하자가 드러났다.

유 후보자는 2005년 11월 1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의 아파트(전용면적 114m²)를 5억9900만 원에 사들여 2014년 3월 26일 6억 원에 팔았다. 8일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에 따르면 유 후보자가 매입 당시 성동구청에 신고한 아파트 취득 신고가는 4억800만 원으로, 실제 매입가보다 1억9100만 원이 적었다. 김 의원은 “신고금액을 약 2억 원 줄여 취득·등록세를 764만 원을 탈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장남이 중고교 입학을 앞둔 1993년과 1996년 서울 강남 8학군으로 위장전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유 후보자는 “사려 깊지 않은 처사였고 송구스럽다”고 시인했다. 유 후보자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활동하던 기간에 배우자가 설립한 비영리법인이 일부 금융회사로부터 5000만 원을 기부 받은 것을 놓고도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그가 부동산 분야에서 활동한 경험이 없어 전문성 부족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은 부동산 시장의 최대 현안인 전세난에 대한 해법을 집중 질의할 계획이다.

▼ 내년총선 출마여부 논란 예고 ▼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9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사진)의 청문회에서는 도덕성 검증과 내년 총선 불출마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자는 일단 위장전입, 세금 탈루 의혹 등의 도덕성 논란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유 후보자가 좋은 학군에 가기 위해 부인과 큰딸을 위장전입시켰고, 유 후보자 본인도 투기와 출마를 위해 여러 차례 위장전입했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야당은 유 후보자가 2005년 부산의 아파트를 매각하며 양도소득세를 탈루했고 농협에서 ‘쪼개기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유 후보자 측은 딸의 위장전입은 시인하면서도 “양도세는 당시 소득세법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했고, 농협의 후원금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며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야당은 또 유 후보자에 대해 “차기 총선 불출마 의지를 청문회에서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부산 서구에 지역구를 둔 유 후보자는 내년 4월 13일 치러질 총선에 출마하려면 내년 1월 14일까지 장관직을 사퇴해야 한다. 유 후보자가 2008년에 해수부 폐지가 담긴 정부조직법을 공동 발의한 점도 논란거리다. 유 후보자 측은 “여당 의원으로서 조직개편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뿐이며 해수부 폐지에는 반대했다”고 해명했다. 세월호 인양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가계부채 등 정책이슈에 초점 ▼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 (10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사진)는 그동안 금융 부문의 전문성과 철저한 자기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돼 왔다. 전남 보성 출신으로 현 정부에서는 드문 호남 출신 공직자라는 점도 가점 요인이었다.

하지만 막판에 위장전입 등의 흠결이 드러나 도덕성에 일부 생채기가 났다. 임 후보자는 1985년 12월 배우자 소유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에 살면서 주소지를 외사촌 소유인 서초동의 한 주택으로 옮긴 데 대해 “송구스럽다”며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2004년 서울 여의도 소재 아파트를 매매하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사실도 인정했다. 또 임 후보자가 2013년 5월 제주도에서 열린 한 금융 콘퍼런스에 강연자로 참여해 2시간가량 강연을 한 뒤 520만 원을 받은 것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농협금융지주 회장 퇴직금에도 눈길이 쏠린다.

가계부채 문제, 외환-하나은행 통합 등 정책 이슈에 대한 임 후보자의 판단도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그는 청문회 사전 답변서에서 무리한 가계 부채 축소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한 적극적 금융 정책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다. 야당에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정책노선을 맞추느라 금융부문의 건전성은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홍용표#유일호#유기준#임종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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