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경기부양-中企타격 ‘양날의 칼’

강유현기자 , 김범석기자 , 유성열기자 입력 2015-03-07 03:00수정 2015-03-0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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黨政靑, 기업에 인상 압박
저소득층 소비증대로 바로 이어져… 내수활성화-고용증대 효과 기대
섬유-신발 등 제조업체 인건비 부담… 알바 많이 쓰는 편의점-식당도 난색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꺼낸 ‘최저임금 인상’ 카드에 대해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한목소리를 내기로 한 것은 이 정책을 통해 근로자 간 임금격차 완화와 내수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수입이 적은 최하위 20% 소득계층에 속하는 근로자들의 월급이 다소 늘어 고소득 근로자와의 격차가 줄어들고 이들의 소비가 늘어 경기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디플레이션(저물가 속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 상승과 소비 활성화가 현재 쓸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 ‘밑바닥 임금’ 올려 경기 부양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최저임금은 2014년(5210원) 7.2%, 올해(5580원) 7.1% 등 2년 연속 7% 이상 올랐다. 2.75∼6.1%였던 이명박 정부 때보다 인상률이 높고 8.3% 올랐던 2008년(3770원)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7%를 넘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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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저소득층의 소득이 늘어나는 만큼 근로자 간 양극화가 어느 정도 해소될 뿐 아니라 소비 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소비가 즉각적으로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가계가 실제 쓸 수 있는 돈인 가처분소득 대비 소비 지출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지난해 72.9%였다. 쓸 수 있는 돈이 100만 원인데 72만9000원만 지출하고 나머지는 저축을 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소득계층별로 보면 소비 패턴이 완전히 달라진다. 지난해에 소득 최상위 20% 계층의 평균소비성향은 61.6%로 낮았던 반면 최하위 20% 계층은 104.1%나 됐다. 저소득층은 버는 대로 다 쓰고도 부족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수준을 높이면 인상된 임금이 고스란히 소비로 이어진다. 이른바 ‘밑바닥 임금 수준’을 끌어올림으로써 내수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정원호 연구위원은 ‘일자리 확대를 위한 노동조합의 역할’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임금 인상으로 소득분배율이 상승하면 경제 성장과 고용 증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편의점 PC방 등 영세업체들 타격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돼도 이미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부담은 거의 늘지 않는다. 다만 섬유 신발 인쇄 등 임금 수준이 낮은 일부 제조업과 편의점, PC방, 커피전문점 등 시급제 아르바이트생을 많이 쓰는 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불황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데 인건비 지출이 많아져 수익이 줄어들까 걱정된다”며 “단골 고객에게 주던 쿠폰을 없애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또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점포 수가 많아지면서 점포당 매출은 정체인데 인건비를 포함한 비용이 올라가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점주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편의점 점포의 운영비 대비 인건비 비중은 40∼50% 정도로 높은 편이다.

가맹점 위주로 사업을 하는 한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현재도 인건비가 가맹점포 매출의 최소 20% 이상 된다”며 “더 높아지면 아르바이트생 수를 줄이는 점포가 많아지고 이는 결국 서비스 수준 하락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유성열 ryu@donga.com·강유현·김범석 기자
#최저임금#인상#양날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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