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박영선 ‘비노’ 세력 모으기 시동? 경제 이슈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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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2월 25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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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안철수 의원. 동아일보DB
박영선, 안철수 의원. 동아일보DB
새정치민주연합 내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대표 주자인 안철수, 박영선 의원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안 의원은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40년 장기불황, 안철수의 한국경제 해법 찾기’ 시리즈 세 번째 행사에 박 의원을 초청했다. 박 의원은 이날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안철수 캠프에서 “공정경쟁 부분을 맡아 달라”고 ‘구애’했던 사실을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이날 “우리 시장은 치열하지 않고 공정하지 않다”며 “좀 더 치열하고 공정한 경쟁 구조를 만든다면 성장과 분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다녀온 미국과 독일의 사례를 들며 ‘기업분할제도’ 도입과 공정거래위원회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30년 전 미국에서 통신기업 AT&T를 분할했던 것처럼) 기업 독과점 폐해가 심하면 분리도 가능한 것 아닌가”라며 “그 결과 미국은 통신과 인터넷에서 세계제일의 나라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관급인 공정거래위원장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고 상임위원 일부를 국회에서 추천해 독립성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공정위가 조사한 위법행위의 요지와 무혐의 처분 이유 등을 공개하자고도 했다.

박 의원은 “갑의 횡포와 재벌그룹 일감몰아주기로 인해 공정한 시장경쟁을 기대할 수 없다”며 “시장의 자율적인 경쟁을 기대할 수 없다면 법이 개입해서 강제적으로라도 공정한 시장경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는 경제 관련 좌담회였지만 각각 공동대표와 원내대표를 지낸 인사가 함께한 자리여서 정치적 연대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대표 중심의 친노(친노무현) 진영에 대항하기 위한 ‘세력 모으기’라는 것이다. 실제 이날 행사에는 안철수 박영선 의원과 가까운 김한길 전 대표와 문병호, 김관영, 박범계, 김영환 등 비노계 의원 10여명이 참석했다.

박 의원은 좌담회에 참석한 배경에 대해 “2012년 7월 대선을 앞두고 안 전 대표 쪽에서 경제정의와 공정경쟁과 관련해 도와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민주당에 입당하면 도와드리겠다’고 답했다”며 “이제 함께 입당하셨으니까 제가 그 청을 들어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역 기자 시절) 안 의원이 정치인 되시기 전에 제가 인터뷰한 적이 있었는데 경제문제와 관련해 생각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며 오랜 인연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 의원이 최근 ‘유능한 경제정당’을 내세운 문 대표와 힘겨루기를 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이날 행사 직후 “(문 대표가) 경제문제에 집중하는 것 같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제 구체적인 대안으로 국민들을 설득해야지 단순히 현 정부만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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