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이기는 黨 만들어 또다른 도전 나설 것”

한상준 기자 , 황태훈기자 입력 2015-01-14 03:00수정 2015-01-14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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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주목! 이 정치인]<8>문재인 새정치聯 의원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문 의원은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새정치연합을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노무현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라는 질문이 굉장히 공평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박정희 대통령을 넘어서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나? 노 전 대통령이 어땠길래 넘어서라고 하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면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같이 반문했다. 목소리 톤도 높아졌다.

친노(친노무현) 좌장으로 꼽히는 문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했던 정치와, 내가 당 대표가 된다면 지금 해야 할 정치는 다르다. 시대가 다르고, 사람이 다르다”고 했다. 사실상 2012년 대선을 ‘노무현의 그늘’에서 치러야 했던 문 의원이 이제 ‘문재인의 정치’를 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문 의원은 ‘이기는 정당’을 구호로 내걸고 당 대표 선거에 뛰어들었다. 전당대회 예비경선 후 첫 언론 인터뷰는 채널A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 “지금 같으면 총선, 대선은 희망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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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의원은 현재의 새정치연합에 대해 “희망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통령 선거는 지금 같으면 희망이 없다. 무슨 수로 이기겠느냐. 총선도 참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문 의원은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당의 얼굴이 되어 선거를 이끌어야 한다”며 “나에게는 국민들의 지지가 있다”고 했다.

‘대표가 되면 무엇이 달라지느냐’는 질문에 문 의원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당 지지율이 곧바로 상승할 것이다. (당 대표) 재임 기간에 당 지지율을 두 배로 만들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신중하게 발언하는 문 의원의 평소 성향과는 다른 답이다. 그는 의원들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문 의원 측 관계자는 “모두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며 “확고한 의지가 생긴 것 같다”고 평했다.

새정치연합의 2016년 총선 승리는 낙관할 수 없기 때문에 총선 승리라는 약속은 차기 대선에 도전할 그에게 역풍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문 의원은 “위험 부담을 지지 않으려고, 또 다음 대선을 계산하면서 상처받지 않으려고 회피하는 것은 무책임한 자세”라고 말했다. 당 대표가 되면 총선 승리에 정치적 승부수를 걸겠다는 뜻이었다.

○ “친노가 불이익 받을 정도로 인사 탕평”


문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변화를 강조했다. 문 의원은 “당의 근본적인 변화와 공천 혁신을 위해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지역구는 물론이고 비례대표로도 나서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다음은 변화를 위한 비전과 대안 제시였다. 우선 당 대표가 된다면 ‘경제 중심 정당’을 건설하겠다고 내걸었다.

“지금까지 야당은 정부, 여당에 반대하고 비판하는 것을 주로 해 왔다. 그래서 국민들에게 정치 중심의 정당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수권정당으로 신뢰를 받으려면 경제와 성장에 있어 우리가 더 유능하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경제·안보 회담’을 제안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문 의원은 “당 대표가 된다면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의 정례적인 경제·안보 회담을 제안할 것”이라며 “예민한 정치 현안은 조금 미뤄두고 경제와 안보, 민생을 다루는 회담을 통해 (야당도)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당의 정체성은 중산층과 서민을 대변하는 중도 개혁정당”이라며 “당의 정체성을 진보 정당처럼 옮길 수는 없다”고 했다. 그동안 당내 일부 친노·강경파 등이 제기했던 “선명성을 강화하고 진보 노선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과 거리를 둔 것이다.

문 의원에게 친노라는 수식어는 떼려야 뗄 수 없다. 당 대표 경선에서 그가 가장 집중 포화를 맞는 대목도 ‘친노 패권주의’ 논란이다. 문 의원은 “친노가 문제니까 내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당 대표가 되면 인사, 운영에서 확실한 탕평을 하겠다. 오히려 ‘친노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는다’ 싶을 정도의 공정한 인사 탕평을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노로 분류되는 최고위원 후보가 아무도 출마하지 않는 희생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친노 패권주의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문재인 당 대표’에만 집중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 “나는 여의도 정치에 물들지 않았다”


―2012년 총선은 친노 지도부가 공천을 했다. 그래서 문 의원의 ‘공천 개혁’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여의도 정치문화에 오래 젖어 있는 분들은 (공천 개혁을) 할 수 없다고 본다. 여의도 정치 문화에 젖어 있는 분들은 기득권을 누려왔기 때문에 변화해야 된다는 의지도 없고, 변화를 거부하기까지 한다.”

―이번에 확실히 공천 개혁을 할 수 있나.

“나는 여의도 정치에 물들지 않았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정치를 바꿀 동지다. 국민들이 지지하고 당원이 함께한다면 추진력을 가질 것이다.”

문 의원은 초선인 안 전 공동대표와 원외 인사인 박 시장, 안 지사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여의도 정치’라고 표현하며 당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지원, 이인영 의원 등 기존 당내 인사들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안 지사에 대해서는 ‘안 후배’라고도 했다.

“안 전 공동대표, 박 시장, 또 존경하고 사랑하는 안 후배라든지 이렇게 생각이 맞는 사람들끼리의 경쟁은 행복하다. 그 경쟁에서 누가 이길지는 몰라도 이런 사람들끼리 경쟁할 수 있다면 우리 정치가 변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불비불명(不飛不鳴).’

이날 인터뷰가 진행된 의원실 벽에 걸린 글귀다. ‘날지도 울지도 않는다’는 이 말은 큰일을 위해 때를 기다린다는 의미다. 문 의원의 그때는 언제일까.

“모든 게 국민들의 평가에 달렸다. 국민들이 당을 살려내지 못했다고 한다면 다음 기회가 없어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 어려운 처지의 당을 잘 살려냈다고 평가받는다면 또 다른 가능성, 희망을 갖고 도전하겠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태훈 기자
#새정치민주연합#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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