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아침시장을 잡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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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잇달아 뛰어들어
1인 가구-맞벌이 부부 급증… 신선 샌드위치-건강조식세트 등
합리적 가격의 제품 속속 등장… 수요 늘며 시장 잠재력 점점 커져

아침은 바쁜 시간이다. 잠이 많은 10대들은 ‘0교시’를 위해 눈을 비비며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서야 하고 직장인들은 ‘출근 전쟁’을 벌여야 한다. 최근 정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설문 응답자의 21.2%가 ‘아침식사를 거른다’고 답했다.

아침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침식사는 두뇌 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요즘 들어 아침밥을 먹고 싶지만 시간이 없는 학생이나 직장인들을 위해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패스트푸드점과 커피전문점, 패밀리레스토랑들은 최근 ‘아침 메뉴’를 잇달아 내놓으며 허기진 소비자들을 겨냥하고 나섰다. 유통업계는 국내 아침식사 시장의 규모가 약 1조 원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조식 푸드점’으로 변한 패스트푸드점

롯데리아 ‘착한 아침’ 메뉴 중… ‘소시지 에그머핀’세트
롯데리아 ‘착한 아침’ 메뉴 중… ‘소시지 에그머핀’세트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어느 새 아침밥도 ‘사 먹는’ 시대가 됐다. 이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패스트푸드점이다. 2007년 머핀 중심의 ‘맥모닝’ 메뉴를 내놓으며 주목받았던 한국맥도날드는 현재 전체 매출의 약 10%를 맥모닝을 통해 거둬들이고 있다. 오전 4시부터 10시 반까지만 판매한다는 점, 3000원대의 저렴한 가격 등을 고려할 때 10%의 매출 비중은 작지 않은 규모다.

경쟁 업체들도 아침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속속 뛰어들고 있다. 롯데리아는 올 10월 말부터 아침 메뉴 7종을 기본으로 한 ‘착한 아침’ 시리즈를 내놨다. 머핀 등 빵을 내놓는 경쟁업체들과 달리 ‘에그라이스’와 ‘햄치즈라이스’ 등 밥으로 만든 제품을 주요 상품으로 내놓은 것이 특징이다. 김진만 롯데리아 상품개발팀 매니저는 “간단히 요기를 하더라도 ‘밥’을 먹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을 파악해 김밥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밥 버거’ 형태의 제품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버거킹은 최근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많은 지역 매장을 중심으로 ‘킹 머핀’ ‘킹 햄 머핀’ ‘킹 베이컨 머핀’ 등 버거킹의 ‘킹’을 딴 이름의 아침 메뉴들을 내놓았다.

○ 신선한 샌드위치 강조하는 빵집들

파리바게뜨 ‘핫&그릴 샌드위치’
파리바게뜨 ‘핫&그릴 샌드위치’
제빵 브랜드들은 ‘건강함’을 강조한 메뉴를 내놓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매장에서 즉석으로 구워주는 샌드위치’를 테마로 모차렐라 치즈와 토마토를 넣어 만든 ‘카프레제 포카치아(납작하게 구운 빵)’, 베이컨과 달걀에 시금치를 넣은 ‘에그 베이컨 머핀’ 등 채소와 과일을 강조한 샌드위치 10종을 내놨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 소비자가 주문을 한 후 즉석에서 제품을 만들어 제공한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지난달 모닝세트 7종을 시판하며 아침식사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곡물빵 쌀빵 올리브빵 등 빵 종류를 다양화한 것이 특징이다. 곡물빵에 땅콩버터와 딸기잼을 발라 구운 ‘모닝 딸기가득 피넛버터 토스트’, 쌀로 만든 머핀(일명 쌀빵)에 달걀과 햄, 치즈소스를 넣은 ‘오믈렛 라이스머핀’, 올리브빵에 햄과 베이컨, 치즈를 넣은 ‘올리브가득 햄&베이컨 샌드위치’ 세트 등이 대표 상품으로 꼽힌다.

○ 브런치 시장 도전하는 패밀리레스토랑

패스트푸드점과 제빵 브랜드들이 이른 아침 등교하는 학생과 출근하는 직장인을 겨냥한다면 패밀리레스토랑은 조금 늦게 출근하는 직장인이나 자영업자, 주부를 위한 ‘브런치(아침+점심)’ 메뉴에 집중하고 있다.

빕스 ‘올 어바웃 브런치’
빕스 ‘올 어바웃 브런치’
‘빕스’는 올 9월부터 ‘올 어바웃 브런치’라는 주제로 ‘리코타 베지 포카치아’, ‘아몬드 프렌치토스트’, 미니 팬케이크인 ‘더치 베이비’, ‘토마토&에그라이스’ 등 30여 개 메뉴를 오후 4시까지 판매하고 있다. 지은경 빕스 상품팀장은 “명동중앙점이나 영등포타임스퀘어점 등 20∼40대 여성 고객 방문 비율이 높은 20여 개 매장을 중심으로 아침식사 메뉴를 제공 중”이라고 말했다. 10월에 새롭게 문을 연 레스토랑 ‘블랙스미스 바이 줄라이’는 주말에 상차리기 귀찮아하는 1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를 위해 오믈렛 요리와 스테이크 등 브런치 메뉴를 주말에만(오전 10시∼오후 1시) 판매하고 있다.

블랙스미스 ‘아침에 스테이크 브런치’
블랙스미스 ‘아침에 스테이크 브런치’
강병오 중앙대 교수(창업학)는 “최근 아침식사 시장에서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늘고 있다”며 “현재 도입기에 머물러 있는 아침식사 시장은 곧 규모가 커지면서 ‘성장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조식#아침#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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