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구미 사망 조사 참여한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北 납북자 시신 유기 밝혀졌는데 끌려간 한국인 517명 사실상 방치”

일본 정부의 납치문제대책본부와 함께 9월 일본 납북자 문제의 상징인 요코타 메구미의 사망 배경 조사에 참여한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사진)는 7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토로했다.
“일본 정부가 공식 인정한 일본인 납북자는 17명이지만 한국 정부가 인정한 한국인 납북자는 517명이나 된다. 한국의 납북자 가족들이 원하는 건 일본처럼 귀환도 아니다. 생사 확인만이라도 해달라는 것이다.”
최 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납북자 문제 해결에 무관심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통일부 고위 당국자가 내게 ‘국민들이 납북자 문제에 관심이 너무 없다. 납북자가족모임이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켜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 하지만 납북자 문제 해결은 정부가 해야 할 몫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최 대표와 납북자가족모임 관계자들은 이날 통일부를 찾아 정부의 납북자 문제 무관심에 대한 항의 표시로 모임의 법정단체 자격을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는 “납북자가족모임도 과거엔 대북 전단을 날려 보냈지만 지난해부터는 정부의 남북 대화 진전에 기여하기 위해 보내지 않고 있다”며 “이런 마음을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2006년 납북자 가족들을 만날 당시의 마음을 잊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번 메구미 사망 배경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납북자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땅에 시신을 유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북한은 ‘인권국가’를 주장할 자격이 없다”며 “북한인권결의안을 추진 중인 유엔이 이번 조사 결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메구미가 한국인 납북자는 아니지만 보편적 인권에 관련된 사안이니만큼 한국 정부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