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별 판매 경쟁 불붙이고… 관행탈피로 창조경제 추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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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개선 나선 공기업]<2>LH 경영정상화 총력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 화성시 일대에서 조성하고 있는 ‘동탄2신도시’를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습. LH는 분당신도시의 1.8배 규모로 국내 최대규모 신도시인 동탄2신도시를 주거지역 및 업무시설 등이 조화를 이루는 자족도시로 조성하고 있다. LH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 화성시 일대에서 조성하고 있는 ‘동탄2신도시’를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습. LH는 분당신도시의 1.8배 규모로 국내 최대규모 신도시인 동탄2신도시를 주거지역 및 업무시설 등이 조화를 이루는 자족도시로 조성하고 있다. LH 제공
지난달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내부 통신망에는 ‘판매 신호등’이란 코너가 생겼다. 지역본부와 사업지구별로 토지, 주택의 판매목표와 실제현황을 비교해 월 누계 달성률이 100% 이상이면 초록색, 80% 이상 100% 미만이면 노란색, 80% 미만이면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LH 관계자는 “지난해 말 판매기획부서의 직원이 아이디어를 내 채택된 시스템으로 전 직원이 소속 본부의 실적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며 “조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이처럼 직원들 사이에 경쟁의식을 고취시키는 시스템을 다양하게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채 감축, 생산성 강화 등 경영정상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판매촉진 및 사업 다각화의 고삐를 죄기 시작한 LH 내부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 판매촉진으로 경영정상화 잰걸음

올해 3월 LH의 지역본부장 22명과 지역본부사업을 주관하는 본사의 판매·사업주관 부서장 9명은 이재영 사장과 ‘판매목표 달성 경영계약’을 체결했다.

경영계약제는 지난해 6월 이 사장이 취임한 뒤 도입한 제도다. 지난해 9월에는 지역본부장만 참가했지만 올해에는 본사 소속 사업주관 부서장까지 확대해 연대책임을 지게 했다. 판매실적을 평가에 반영해 실적을 확실히 올리겠다는 의도다. 또 전 직원이 참가하는 비상판매체제 발대식도 열었다.

성과는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1∼4월 토지·주택 판매 실적은 목표치(3조279억 원)의 199%인 6조3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금회수 실적 역시 같은 기간 목표치(2조8035억 원)보다 86% 높은 5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판매실적이 높아지면서 재무구조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LH는 올해 1∼4월 국내채권 발행 규모를 작년 동기(4조4000억 원)의 3분의 2 수준인 2조8000억 원으로 줄였다. 이와 별도로 지난달에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약 5억 달러(5130억 원) 규모의 글로벌 채권을 발행했다. 채권발행 당시 주문액은 20억 달러(2조520억 원)로 발행규모의 4배나 되는 자금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글로벌 채권은 국내 채권에 비해 금리가 0.23%포인트 저렴해 금융비용이 절감된다.

LH 관계자는 “글로벌 채권발행의 성공은 회사채 동결을 선언하고 금융부채를 지속적으로 줄인 LH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뢰해 줬다는 증거”라며 “특히 투자 의사 결정 과정에 매우 신중한 해외 중앙은행, 국제금융기구 등 공공부문에서 전체 채권 발행액의 23%를 인수했다”고 강조했다.

○ 폐기물 처리에서 창조경제를 실천

LH는 규제개혁에도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거나 과도하게 적용돼 국민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LH는 최근 공공주택 당첨자에 대한 소득확인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규제개혁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공기업 최초로 직원들이 최고경영자(CEO)에게 규제개혁 관련 내용을 직접 보고할 수 있는 ‘핫라인’을 개설하기도 했다.

또 LH는 ‘발상을 바꿔 새 시장을 창출하자’는 취지에서 ‘창조경제 마인드’를 다각도로 적용하고 있다. 3월 특허청에 등록한 ‘매립폐기물 자원화 특허’가 대표적인 사례다.

LH는 최근 부산 명지지구에서 택지를 개발하면서 발생한 30만 t의 폐기물을 이 특허를 활용해 수익화하는 데 성공했다. 예전 같으면 외부업체에 위탁해 비용 480억 원을 들여 폐기물을 소각했겠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폐기물을 선별해 파쇄한 뒤 건조, 성형 등의 과정을 거쳐 고형연료로 만들어 18억 원에 판매했다. 고형연료 생산비용에 195억 원이 들어갔지만 기존 소각비용과 비교해 300억 원 이상을 아낀 것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인 ‘행복 마을권 사업’도 창조경제를 구현한 사례로 꼽힌다. 민간업체들이 농어촌 지역에 아파트를 조성할 경우 동떨어진 ‘나 홀로 아파트’가 듬성듬성 들어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LH가 공조해 기존 마을이나 구도심에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곳에는 농어촌지역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아파트도 지을 계획이다.

지자체가 용지를 대면 LH가 용지가격만큼 보조금을 지급하는 ‘매칭 펀드’ 방식으로 진행해 비용부담도 줄이기도 했다. 이 방식을 통해 LH는 올해 1차로 충북 괴산, 전남 함평, 경북 청송 등에 행복마을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LH 개혁 작업을 신속하고도 안전하게 진행하기 위해 전 직원들에게 “원칙을 준수하고 관행을 타파하라”고 강력히 주문하고 있다. 최근 전 직원 대상 조회에서 이 사장은 “‘사고만 나지 않으면 괜찮겠거니’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한 안전사고는 앞으로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 각자 맡은 일에서 원칙과 규정을 준수하고 잘못된 관행에서 과감히 탈피하라”라고 강조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한국토지주택공사#LH#창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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