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정은, 시진핑 주석도 경고한 4차 핵실험 강행할 텐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4일 03시 00분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은 역내에서의 군비경쟁과 핵 도미노 현상을 자극할 수 있다”며 “북한에 추가적 설득 노력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시 주석은 “북한의 핵 보유 반대에 대해선 한중 양국이 서로 일치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한중 정상의 통화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징후를 양국이 심각하게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김정은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5일 방한에 때맞춰 핵실험을 하지 못하도록 중국은 분명한 경고를 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어제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명의로 박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 질문에서 ‘핵을 포기하면 국제사회와 협력해 체제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을 비난했다. “미국과의 전면 핵대결전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가 그따위 서푼짜리 감언이설에 핵을 내려놓으리라고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은 통일 대박론과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흡수통일과 북침 준비로 여기는 모양이다. 이런 북한이 합리적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4차 핵실험은 김정은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다. 유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는 “전 세계 300개가 넘는 관측시설에서 북한의 핵실험 여부를 감시 중”이라며 “지진파, 수중음파, 초저주파, 핵물질 분석 등으로 24시간 상시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이 핵실험 외에 기습적인 국지도발을 감행할 징후도 포착되면서 우리 군도 대응 태세에 들어갔다. 북에서 ‘4월 30일 이전에 큰일이 일어날 것이다’ ‘큰 한 방을 준비하고 있다’는 언급이 나온다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북한이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기간에 핵실험을 한다면 세계의 이목을 끄는 선전효과는 극대화할 것이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상상할 수 없는 대가’를 예고하고 있다. 방한 뒤에 해도 마찬가지다. 유엔 안보리가 작년 3차 북핵 실험 이후 채택한 추가 제재 결의 2094호에 따라 ‘추가적인 중대한 조치’에 나서고, 북한 무역의 90%, 경제지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까지 생명줄을 끊으면 북이 과연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한국이 세월호 참사로 비통에 빠진 상황을 이용해 김정은은 핵실험 같은 도발로 군부에 위세를 과시하려 들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북의 도발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는 데 한마음이다. 오판할 경우 김정은은 3대 세습으로 구축한 정권을 포함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시진핑#북한#김정은#핵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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