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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北 미그-29 전투기 NLL상공 접근… F-15K 한때 동시출격

입력 2014-04-01 03:00업데이트 2014-04-0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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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NLL 해상포격 도발]
긴박했던 서해 상황
북한이 3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대규모 해상사격을 감행하면서 NLL과 서해5도 일대에는 하루 종일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흘렀다. 북한이 NLL 부근에 500여 발의 폭탄을 쏟아붓자 우리 군은 NLL 북쪽지역으로 300여 발을 보복 사격했다. 공군은 KF-16, F-15K 각각 2대씩을 출격시켜 초계임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북한은 미그-29 2대를 비롯해 전투기 4대를 NLL 인근 상공으로 접근시켰다. 자칫 실전 상황으로 비화할 수 있는 위기상황이었다. 2010년 연평도 포격 사태의 악몽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 NLL 남쪽 3.6km 이남까지 날아든 북한 포격

북한이 도발 징후를 처음 드러낸 것은 이날 오전 7시경. 북한이 서해 지역에 선박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이어 오전 8시에 북한은 서남전선사령부 명의로 서해 NLL 북쪽 해상 7곳에 사격훈련을 실시하겠다는 전화통지문을 한국 해군 2함대사령부에 보냈다.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즉각 대비태세를 격상했다. 특히 북한 해안포의 사정권에 든 백령도와 연평도의 해병대는 K-9 자주포와 스파이크 미사일 등을 북으로 정조준한 채 언제든 반격할 태세에 돌입했다.

낮 12시 15분경 ‘쿠쿵’ 하는 포성과 함께 북한의 사격훈련이 시작됐다. 같은 시각 북한군 전투기 4대가 NLL 인근 상공으로 접근했다. 이후 오후 3시 30분까지 북한은 사전 통보한 NLL 인근 해상 7곳에 대해 한 번에 수십 발씩 총 13차례에 걸쳐 해안포와 방사포(다연장로켓)를 비롯해 이례적으로 122mm 방사포를 탑재한 화력지원정(艇) 2척까지 동원해 총 500여 발을 쏟아부었다.

○ 3배 응징 교전 규칙 따라 맞대응

이 중 100여 발은 백령도와 가까운 NLL 남측 해상으로 날아와 NLL을 기점으로 최대 3.6km 이남 해역까지 날아들었다. 한국군은 곧바로 백령도에 배치된 K-9 자주포로 대응사격에 나섰다. 시뻘건 불을 내뿜으며 자주포에서 발사된 300여 발의 포탄이 NLL 이북 해상으로 날아갔다. 연평도 포격 이후 북한이 1발을 쏘면 3배로 응징한다는 교전 규칙에 따라 NLL 이남에 떨어진 북한군 포탄의 3배 정도로 맞대응한 것이다.

또 동굴 속 북한군 해안포 기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합동정밀직격탄(JDAM)을 탑재한 F-15K 등 공군 전투기들이 NLL 인근 상공으로 출격했다. 군은 연평도 도발 때 F-15K에 JDAM을 장착하지 않고 출격시켜 허술히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군 전투기에는 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는 ‘소형정밀관통탄(SDB)’도 다량 장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 전투기가 SDB를 달고 북한의 군사도발에 대응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유엔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이날 대북전통문을 통해 서해 사격을 비롯한 한국에 대한 모든 호전적 행위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장성급 회담을 제의했지만 북은 답변이 없었다.

○ 靑, “北 도발 마지노선 왔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5시 반경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북한의 도발 의도와 대응 방향을 협의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김규현 안보실 1차장, 주철기 안보실 2차장이 회의에 참석했다.

정부는 서해 NLL 인근 도서 지역뿐 아니라 비무장지대(DMZ) 인근까지 대비태세 강화를 지시해 ‘성동격서(聲東擊西)’식 도발에도 대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이 마지노선에 와 있다”며 “한계선을 넘을 경우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31일 북한의 대규모 해상사격훈련을 도발 행위로 규정하면서 “역내 긴장을 더 악화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정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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