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girl] 로맨틱 장미 열풍!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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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화제를 모은 것은 그 시절 낭만이 그리워서가 아닐까. 팍팍한 현실에서 지치고 힘들 때 우리는 ‘로맨틱한 정서’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무언가를 더 갈구하는지 모른다. 최근 불경기의 영향 때문인지 뷰티업계에서도 ‘로맨틱한 사랑’을 상징하는 ‘장미’제품이 한층 주목받고 있다. ‘5월의 장미’라고 하지만 장미 화장품의 출시는 계절과 관계없다. 피부 진정, 보습 등 장미의 미용 성분을 내세우는 스킨케어 제품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장미 향기를 담은 향수도 눈길을 끈다. 이른바 ‘로즈 뷰티(Rose beauty)’라는 신조어가 생길 법하다.》

나폴레옹의 첫 부인 조세핀의 장미 사랑

장미는 ‘우아한 여성미’ 또는 ‘관능적인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오랜 세월 사랑 받아왔다. 고대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는 장미 향수를 뿌리고 장미 꽃잎을 넣은 욕조에서 목욕을 했다고 전해진다. 연인 안토니우스를 만날 때는 장미 향기가 나도록 하기 위해 자신의 거처에 장미를 가득 채웠다고 한다.

나폴레옹의 첫 부인이었던 조세핀의 장미 사랑도 유명하다. 1799년 조세핀 황후는 남편 나폴레옹이 전쟁터에 가 있는 동안 파리 서쪽의 말메종 성을 구입해 ‘장미정원’을 꾸몄다. 정원사를 외국으로 보내 장미 종자를 모아오게 해 장미가 200여 종이나 됐다고 한다.

나폴레옹도 장미 모으는 걸 거들었는데, 해외 원정 중인 부하들에게 새로운 장미 종자를 말메종으로 보내라고 명했다. 조세핀은 나폴레옹과 이혼한 후에도 말메종에서 장미를 가꿨고 식물화가에게 장미 그림까지 그리게 했다. 이곳이 세계 최초의 장미 정원이다.

해마다 200여 종의 새로운 장미 개발

유행에 민감한 여성들의 장미 사랑이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이유는 무얼까.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 씨는 “장미는 꽃의 크기, 모양, 색상이 다양하며 천연 향이 가득하다. 요즘도 더 예쁘고 더 좋은 향을 내기 위해 수많은 개량종을 만들고 있는데, 이렇게 변화하는 모습 때문에 여성들이 싫증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한다.

장미는 그간 2만5000여 종이 개발됐으나 지금 있는 것은 6000∼7000종이며, 해마다 200여 종이 새로 나오고 있다. 보통 1867년을 기준으로 ‘고전장미(old rose)’와 ‘현대장미(modern rose)’로 구분한다. 고전장미는 야생장미를 정원에서 키울 수 있도록 약간 개량한 것으로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현대장미는 사람이 만든 재배종으로 누가 만들었나, 어떤 품종을 섞어 만들었나에 따라 그 이름도 제각각이다.

‘디올 장미’ vs ‘랑콤 장미’

최근 장미에서 미용성분을 추출해 만든 디올과 랑콤의 스킨케어 제품이 화제다. 둘 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원예학자가 공들여 개발한 독자적인 장미 품종을 사용해 주목받고 있다. 장미 품종 개발 스토리도 흥미롭다.

크리스찬 디올(1905∼1957)는 “꽃은 여성 다음으로 신성한 창조물”이라고 말하며 곳곳에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었다. 디올 연구진은, 특히 디올이 어린 시절 살았던 프랑스 북부 해안가 그랑빌 정원의 장미에 관심을 가졌다. 가파른 절벽 위에서 소금기를 머금은 거친 바람에 맞서 피었던 장미의 생명력에 주목한 것.

민속식물학자이자 프랑스 고대장미 전문가인 패트릭 안드레에게 의뢰해 장미의 족보를 거슬러 올라가는 연구를 했다. 8년간에 걸쳐 장미를 교배한 끝에 그는 2010년 디올의 어린 시절 장미를 재현해냈고 ‘로즈 드 그랑빌(Rose de Granvill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장미는 현재 프랑스 중북부 루아레 지역의 ‘디올 가든’에서 자라고 있다. 패트릭 안드레는 “이곳은 디올 가든 중에서도 최고의 보석이다. 이곳은 장미가 지닌 힘을 끌어올려 뛰어난 활성 성분을 만들도록 한다”고 말한다.

최근 주목받는 ‘디올 프레스티지’ 스킨케어 제품은 ‘로즈 드 그랑빌’에서 추출한 장미 에센스를 함유하고 있다. 디올의 미용 연구진은 “장미 추출물이 피부를 손상시키는 미세 염증을 차단하고 피부 세포 재생에 필요한 대사를 활성화시킨다”고 장미 성분의 안티에이징 효과를 강조한다.

올해 40주년 맞은 랑콤 장미’

랑콤은 1935년 프랑스의 조향사이자 미용전문가였던 아르망 프티장이 설립한 브랜드. 장미가 만발한 랑코스메 성에서 이름을 따왔다. 아르망 프티장은 자신의 집 정원에서 늘 정성을 다해 장미를 재배했는데, 이 때문에 장미향은 자연스럽게 랑콤의 향수에 담겼다. 1964년부터는 장미가 랑콤의 대표 이미지로 사용됐다.

1970년대 초 랑콤 연구진은 원예학자이자 장미전문가인 조르주 델바드에게 랑콤을 위한 장미 품종 개발을 의뢰했다. 마젠타 장미와 모브 장미를 수없이 교배시킨 끝에 그는 꽃잎이 도톰한 푸시아 컬러(진한 핑크빛)의 장미를 개발해 ‘랑콤 장미(Rose de Lancome)’라 이름 붙였다.

올해 40주년을 맞은 ‘랑콤 장미’는 조르주 델바드의 고향인 프랑스 부르보네 지방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그의 손자인 아마드 델바드가 전통을 이어 재배한다.

최근 랑콤은 ‘랑콤 장미’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스킨케어 제품 ‘압솔뤼 렉스트레(Absolue L’extrait)’에 담았다. 랑콤 미용 연구진은 “장미 줄기세포는 피부 깊은 곳까지 침투해서 장미의 생명력을 전한다”고 말한다.

장미수를 중심으로 등장한 ‘장미스킨케어’

장미는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피부를 매끄럽게 하며 환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산화작용을 해서 피부를 유해산소로부터 보호하고 노화 방지 효과를 낸다.

장미 향기는 마음에 안정감을 주고 피로를 해소하는 아로마세러피 효과가 있다.

장미 성분으로 만든 스킨케어 제품은 대부분 로즈 워터라 이름 붙은 장미수가 많다. 피부 보습과 진정 작용을 주로 한다. 장미수의 추출 방법은 스팀 증류법이 대부분. 장미를 넣은 통에 열을 가해 생기는 증기를 냉각관으로 보내 액체로 만드는 것. 이 액체는 시간이 지나면서 물과 오일로 분리돼 각각 장미수와 장미오일이 된다.

냉침법은 가장 고전적인 추출법으로 고가의 화장품을 만드는데 사용되고 있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정제된 기름을 바른 유리 틀에 꽃잎을 하나하나 올려놓고 꽃의 진액이 기름에 흡수되면 떼어내는 방식을 취한다.

로맨틱한 장미 향수가 주목 받아

스킨케어 성분으로 이용되는 장미는 다마스크 장미와 센티폴리아 장미가 주를 이룬다.

다마스크 장미는 불가리아와 터키 등지에서 자란다. 피부에 잘 스며들며 향기가 강한 것이 특징. 센티폴리아 장미는 ‘5월의 장미’라고도 불리며 프랑스 남부와 모로코 등지에서 자란다. 지금까지 사랑받는 ‘고대장미’의 대표 주자로 손꼽힌다. ‘디올 장미’도 센티폴리아 장미계열이라고 할 수 있다.

장미향은 향수의 기본 향이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엔 로맨틱한 향수가 주목받는 추세여서 장미를 중심 테마로 한 향수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장미 향초도 눈길을 끈다.

요즘도 장미는 여전히 ‘뜨거운 사랑’ ‘사랑의 맹세’를 뜻한다. 이번 밸런타인데이에도 장미는 젊은 연인들의 로맨틱 무드를 고조시키는데 한몫을 할 것이다.

글/계수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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