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출산장려금 받으려 셋째 출산, 분유값 없자 유기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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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다고 하기엔 너무 비정한 부모… 첫째, 둘째 딸도 보육원에 보내

2012년 11월 1일 오후 11시 112 신고 전화에 이상한 신고가 접수됐다. 친구가 45일 된 딸을 자신의 방에 놓고 사라졌다는 내용이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신고 내용을 확인한 뒤 딸의 어머니 A 씨(22)를 찾을 방도가 없자 광주 동구 영아일시보호소에 아이를 맡겼다.

그로부터 1년 2개월여가 지난 23일 오전 A 씨가 영아일시보호소에 딸을 보겠다고 찾아왔다. 보호소는 A 씨가 영아를 유기했다가 뒤늦게 나타난 걸로 보고 경찰에 연락했다. 경찰은 A 씨를 체포해 조사를 벌였다.

A 씨는 경찰에서 “셋째 딸을 데려다 키우기 위해 보호소를 찾은 것”이라며 “셋째 딸에게 먹일 분유가 거의 바닥나 친구와 짜고 허위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또 “셋째 아이를 낳으면 출산장려금 1000만 원을 준다는 말을 듣고 낳았지만 그런 혜택은 광주 동구만 준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A 씨는 출산 당시 광주 북구에서 살고 있었다.

A 씨는 2008년 PC방에서 만난 남편(28)과 결혼했다. 하지만 남편은 인터넷 게임에만 몰두해 가출이 잦고 양육비를 주지 않았다. A 씨는 할 수 없이 첫째 딸(6)과 둘째 딸(4)은 전남의 한 보육원에 맡겼다. 이어 셋째 딸은 허위 신고로 보호소에 가게 한 것. A 씨는 2013년 11월 네 번째로 아들을 낳았다.

경찰은 A 씨가 비록 허위 신고를 했지만 딸을 보호소에 위탁한 것으로 보고 영아 유기 혐의는 없다는 쪽으로 사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출산장려금#보육원#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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