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일자리 리스타트]후지와라 히사시 “고용 유연화의 핵심은 비용아닌 효율”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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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테크경영연구소 후지와라 히사시 소장

“지금까지 일본 기업들이 유연한 고용 시스템을 도입한 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였죠. 하지만 노동자의 요구와 급격한 사회 변화에 대응하려면 ‘인건비 삭감’이 아니라 ‘효율성 제고’를 위한 고용 형태를 연구해야 합니다.”

일본의 인사전문 컨설팅업체인 휴먼테크경영연구소의 후지와라 히사시(藤原久嗣·사진) 소장은 지난달 25일 도쿄(東京) 긴자(銀座)에 있는 연구소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이처럼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유연한 고용시스템’이란 단시간 근로, 재택근무 등 기존 전일제(全日制) 근무와 다른 근무 형태를 의미한다.

―일본의 고용시스템은 어떻게 변해 왔나.

“고도성장을 하던 1980년대까지 종신고용, 연공서열이 당연시됐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거품경제가 꺼지면서 기업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정규직 고용을 줄이고 비정규직 전환을 늘렸다. 기술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제품 주기가 급격히 짧아지면서 기업이 구조조정을 하기 쉬운 비정규직 중심으로 인사 정책을 펼친 것이다.”

―정부는 어떤 역할을 했나.

“정부가 고령자, 여성의 고용을 촉진하는 정책을 펼친 것이 고용 시스템 변화의 원동력이 됐다. 정부는 65세까지 고용을 의무화하고 육아 및 간호를 해야 하는 직원도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추세는….

“바람직한 유연고용이 늘고 있다. 단시간 정규직 제도를 도입하고, 파견사원과 아르바이트 사원을 유기(有期)계약에서 무기(無期)계약으로 바꾸는 기업도 많아졌다. 지난해 단시간 혹은 주 4일 정도만 일하는 ‘단일(短日) 근무’ 정사원 제도를 갖춘 사업소는 전체의 14%(후생노동성 조사 기준)였다.”

―성공적인 유연 고용을 위해 필요한 점은….

“비용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효율을 어떻게 높일지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음식점의 경우 새 사원을 뽑는 것보다 과거에 일한 사람을 재고용하는 게 서비스의 질 측면에서 낫다. 재교육에 비용을 들일 필요도 없다. 고령자의 경험과 기술을 활용한다면 업무 효율을 높여 비용 증가를 상쇄할 수도 있다.”

<특별취재팀>

▽팀장
박중현 소비자경제부 차장 sanjuck@donga.com
▽소비자경제부 김현진 김유영 기자
▽경제부 박재명 기자
▽사회부 이성호 김재영 기자
▽국제부 전승훈 파리 특파원, 박형준 도쿄 특파원
#휴먼테크경영연구소#후지와라 히사시#일본#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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