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팬들은 지금 EPL의 ‘모-모’만 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맨유-첼시 새 사령탑, 파급효과 촉각
뮌헨 지휘 과르디올라 행보도 관심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떠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흔들리길 바란다.”

지난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구단 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가 영국의 한 언론과 한 인터뷰다. 27년간 맨유를 최강으로 이끈 퍼거슨 감독이 은퇴하고 에버턴을 지도하던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사령탑에 오르자 맨유를 넘어보지 못한 라이벌 구단의 선수로서 바람을 얘기한 것이다. “또 다른 월드클래스 사령탑을 영입해 여전히 강호이지만”이란 단서를 달았지만 퍼거슨의 공백 속에 리버풀이 치고 올라갔으면 하는 희망을 담고 있었다.

다음 달 막이 오르는 2013∼2014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사령탑 이동에 따른 파급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퍼거슨의 추천으로 그의 빈자리를 채운 모예스 감독은 에버턴 시절 함께한 코칭스태프를 불러들여 ‘새판 짜기’에 들어갔다. 모예스 감독은 자신과 ‘법정 공방’까지 벌여 이적을 고민하고 있는 팀의 간판 웨인 루니에게 “떠나지 말라”고 설득하는 등 선수단 장악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퍼거슨과 같은 스코틀랜드 출신인 모예스 감독은 2002년부터 에버턴을 이끌면서 유망주를 발굴해 정상급 선수로 키워냈다. 퍼거슨이 1990년대 중반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등 ‘퍼거슨의 아이들’로 불리는 어린 선수들을 발굴해 맨유의 황금기를 이뤘듯 모예스 감독도 유명 선수 영입보다는 유망주를 키우는 ‘저비용 고효율’ 지도력을 보여줬다. 과연 ‘모예스의 아이들’이 등장해 맨유의 명성을 이어갈지가 관심사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첼시로 돌아온 ‘스페셜 원’ 조제 모리뉴 감독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모리뉴 감독은 2004년부터 4년간 첼시에 리그 우승 2차례, FA컵 1차례 우승을 안겨준 뒤 이탈리아 인터 밀란과 레알 마드리드를 거쳐 다시 돌아온 ‘우승 청부사’다. 첼시 팬들은 모리뉴 감독이 모예스 감독이 이어 받은 맨유의 아성을 무너뜨리길 기대하고 있다.

스페인 FC 바르셀로나를 세계 최강으로 이끌고 다음 시즌부터 독일 바이에른 뮌헨을 지도할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섬세한 패싱 플레이의 스페인 축구를 어떻게 독일 축구에 접목할지 주목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데이비드 모예스#스페인#조제 모리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