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초대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된 이경재 후보자는 4선 국회의원 출신의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계 중진이다. 1980년 해직됐다 1984년 복직해 동아일보 정치부장과 논설위원 등을 거쳤고, 이후 정계에 투신해 김영삼 정부 때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 겸 청와대 대변인, 공보처 차관을 지냈다. 15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된 뒤 내리 4선을 하면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삐삐밴드’에서 여성 보컬로 활약했던 이윤정 씨가 차녀.
이 후보자는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와 보니 청와대에서 연락이 와 있더라”며 지명을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방송 등 관련 현안에 대해 묻자 케이블TV 및 인터넷TV(IPTV) 가입자 수까지 정확히 대면서 막힘없는 대답을 이어갔다. 다음은 일문일답.
―가장 주안점을 두고자 하는 부분이 있다면….
“방송의 공공성 확보에 주력하면서도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기술적 개발에서도 전 세계적인 경쟁에 뒤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방송, 통신 요금 부담의 경감에도 초점을 맞추겠다.”
―대통령의 특별한 당부가 있나….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지는 않았다. (저를) 잘 아시니까 과거 (저의) 성향 등을 고려해서 맡긴 것으로 본다.”
―야당은 친박 출신 위원장 임명은 방송 장악 의도라는 비판도 내놓고 있는데….
“야당의 우려도 이해는 된다. 하지만 지금은 방송을 장악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송의 공공성을 지키고, 미래창조과학부와 협의를 잘 이끌어 일자리를 창출하고 방송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나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방송 정책에 대한 해법이 있나.
“공보처 차관 때 방송 정책을 직접 맡았던 경험이 있다. 15대 국회 때부터 주로 문방위에서 활동하며 방송법 제정 및 개정에 역할을 했다. 언론계 출신이라 언론의 자유와 비정파적인 방송의 중요성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방송의 공공성을 확보하면서 방송통신의 융합과 정보기술(IT) 산업의 발전을 잘 이끌기 위해 노력하겠다.”
―방송정책이 미래부와 방통위로 이원화돼 정책의 혼선이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는데….
“한국이 세계에서 IPTV를 가장 먼저 개발하고도 부처 간 영역 다툼으로 4, 5년 뒤처진 것을 잘 알고 있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어느 때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방송의 공정성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부분이 아니라면 미래부와 잘 협의해 합리적으로 잘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현안으로 떠오른 KBS·MBC 사장 선임 등의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후보자 신분에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공영방송의 지배구조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겠지만 그 부분은 입법의 문제이기 때문에 여야가 잘 협의해 나갈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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