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2 대선 D-9]安, 文 외치는 대신 “투표하세요”…선거법 의식 ‘인간 마이크’ 유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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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주말 수도권 8곳 강행군… 산본선 文과 공동 유세도
정권교체보다 새 정치 강조… 文지지 일부 “지원 2% 부족”

유권자들 앞에 선 安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9일 경기 군포시 산본역 앞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집중유세에 참석해 유권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전날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색 계통의 목도리를 둘렀다가 인터넷에서 논란이 된 그는 이날은 흰색 목도리 차림이었다. 두 목도리는 모두 현장에서 지지자에게 선물 받은 것이다. 군포=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유권자들 앞에 선 安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9일 경기 군포시 산본역 앞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집중유세에 참석해 유권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전날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색 계통의 목도리를 둘렀다가 인터넷에서 논란이 된 그는 이날은 흰색 목도리 차림이었다. 두 목도리는 모두 현장에서 지지자에게 선물 받은 것이다. 군포=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안철수 전 대선후보는 주말인 8일 젊은이들이 몰리는 서울 대학로와 코엑스몰에서, 9일 경기 과천 수원 군포 안양 광명시, 인천 부평구에서 잇따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8일 안 전 후보가 대학로에서 한 지지자로부터 받은 주황색 목도리를 두르고 유세를 한 것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목도리가 TV 화면과 인터넷 화면에 빨간색으로 보이자 일부 누리꾼이 “문 후보를 지원하면서 왜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색 목도리를 맸나”라고 해 논란이 불거진 것.

이날 서울 광화문 유세에 문 후보는 노란색 목도리, 박 후보는 빨간색 목도리를 각각 매고 나왔다. SNS에선 안 전 후보의 주황색 목도리에 대해 “주황색은 노란색과 빨간색을 섞은 색인데 중도우파를 포섭하기 위한 전략 아니냐” “민주당에 완전히 섞이지 않으려는 노력”이라는 말이 돌았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2% 부족하다” 등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안 전 후보가 유세에서 문 후보 지지를 분명히 밝히는 대신 정치쇄신과 투표 참여를 강조하는 것과 연관지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홍보대사 같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비록 선물 받은 목도리이지만 정치인들에게 목도리가 중요한 상징색이라는 점에서 중도층을 기반으로 한 안 전 후보의 정치적 지향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안 전 후보는 9일 오전 과천역 유세에선 한 여자 초등학생이 선물한 베이지색 목도리를 매고 유세를 계속했다. 유세지역을 찾을 때마다 목도리를 선물 받은 그는 기자들에게 “목도리를 모으고 있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이날 안 전 후보가 가는 곳마다 300∼1000명의 시민이 몰렸다. 문 후보와의 산본역 공동유세엔 주최 측 추산 1만여 명(경찰 추산 2500여 명)이 모였다. 두 사람은 산본역에서 연단까지 200여 m를 나란히 걸으며 손을 맞잡고 함께 들어올리거나 서로 한 팔로 허리를 감싸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안 전 후보는 “문 후보가 정치개혁과 정당쇄신에 대해 한 대국민 약속을 꼭 지키리라 믿고 정치개혁과 새 정치를 위해 아무런 조건 없이 문 후보를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위에 안철수가 사퇴해 투표를 안 하겠다고 하는 분이 계시면 꼭 투표해 달라고 전해 달라. 19일은 우리와 우리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 소중한 날”이라고도 했다.

문 후보는 “정권교체 자체가 우리의 궁극의 목적이 아니다. 정권교체를 통해 이루려는 건 새로운 정치이고 새로운 정치는 정권교체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 정치를 중시하는 안 전 후보를 배려한 발언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는 이날 동행한 이언주 민주당 의원 등과 점심을 하면서도 “정당 혁신에 의원들이 더 강하게 노력해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후보는 유세에서 정권교체를 언급하기도 했지만 주로 강조한 것은 새 정치와 투표 참여였다.

민주당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안 전 후보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 마이크를 쓸 수 없는 데다 목소리가 크지 않아 운집한 시민들에게 연설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자 그가 한 문장씩 끊어 말하면 주위 사람들이 큰소리로 따라 하는 ‘인간 마이크’ 유세를 해 눈길을 끌었다.

[채널A 영상] ‘안철수 생각’ 대거 반영한 문재인 공약집 살펴보니…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안철수#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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