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선발대 119명의 고충… 서울서 출퇴근 시도했다 너무 힘들어 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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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두 차례 서울 출장… 왕복 4시간씩 길에 허비”

지난달 17일 세종시로 첫 출근을 한 국무총리실 직원들이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세종=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지난달 17일 세종시로 첫 출근을 한 국무총리실 직원들이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세종=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공사장 한가운데에서 일한다고 보면 돼요. 덤프트럭 같은 중장비 소리가 굉장히 시끄럽죠. 기분이 좀 우울하네요.”

지난달 17일 정부 부처들 가운데 가장 먼저 세종시에 둥지를 튼 국무총리실 직원 A 씨는 현지 근무환경을 묻는 취재팀의 질문에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현재 ‘선발대’로 정부세종청사에서 일하고 있는 총리실 직원은 6개 부서 총 119명. 대체로 아직 서울에 있는 본부나 다른 부처와 연계성이 크지 않은 ‘독립 부서’들이지만 직원들은 벌써부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불편은 원거리 출장 등에 따른 시간 손실이다. 인근 오송역을 이용해 KTX를 탈 수 있지만 역까지 이동하는 시간과 환승시간 등을 포함하면 서울 정부중앙청사에 한 번 출장을 다녀오려면 오가는 데만 4시간이 걸린다.

총리실 총무과 직원 B 씨는 “세종시 상황을 서울에 보고하는 등의 업무를 하고 있어서 매주 두 차례 서울 출장을 간다”며 “서울을 오가면서 국회까지 들러야 하는 날은 다른 일은 아무것도 못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출장이 걸린 직원들은 보통 오전 6시에 출발하는 통근버스를 이용해 서울로 이동한다. 오후에는 KTX를 타거나 7시에 정부중앙청사에서 출발하는 통근버스를 타고 세종시로 내려온다. 새벽부터 밤중까지 이어지는 출장에 일을 마치고 월세방에 도착하면 ‘파김치’가 되기 일쑤다.

일부 직원은 서울∼세종시 간 출퇴근을 계획했지만 이전 후 한 달이 지난 지금은 대체로 포기하는 분위기다. A 씨는 “40∼50명이 출퇴근을 ‘시도’했지만 벌써 20명 정도는 나가떨어졌고 나머지도 조만간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널A 영상] 세종시 이전 공무원들, 집 못 구해 발만 동동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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