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뒤덮은 거대한 혹 때문에… ‘얼굴 없는 男’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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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9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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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겹으로 축축 늘어진 거대한 혹 때문에 이목구비가 안보여 '얼굴 없는 남자'로 불리는 모하마드 라티프 카타나 씨(32)의 사연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대중지 선(The Sun)은 8일(현지시간) 인도 카슈미르에 사는 '얼굴 없는 남자' 라티프 씨가 곧 아빠가 된다며, 행복과 두려움을 함께 느끼고 있는 그의 심정을 상세히 전했다.

모하마드 라티프 카타나 씨(32). [선(The Sun) 보도화면 캡쳐]
모하마드 라티프 카타나 씨(32).
[선(The Sun) 보도화면 캡쳐]
보도에 따르면 라티프 씨는 사마귀와 여러 가지 악성종양을 일으키는 증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

라티프 씨는 얼굴 전체를 뒤덮은 심각한 혹 때문에 앞을 볼 수 없고, 그래서 일을 할 수도 없다. 결국 그는 거리에서 구걸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의 얼굴을 보고 돈을 던져주는 사람도 있지만, 혐오감 때문에 침을 뱉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는 지금 난생 처음 느끼는 행복감에 휩싸여있다. 부인 살리마 씨(25)가 임신 7개월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뱃속 아이가 자신의 얼굴처럼 될까봐 두려움에도 떨고 있다.

라티프 씨는 선과의 인터뷰에서 "빨리 아빠가 되고 싶어서 못 견디겠다. 내 삶에도 행복이라는 게 있다. 하지만 매일 두렵다. 내 아이는 나처럼 태어나지 않길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티프 씨는 태어날 때부터 얼굴에 작은 혹이 있었다. 하지만 이 혹은 점점 커졌고, 결국 축축 늘어지면서 얼굴 전체를 뒤덮어 앞을 볼 수 없게 됐다.

그는 "어머니가 아직도 나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신다. 너무나도 큰 죄책감을 느끼고 계시며, 왜 막내아들이 이런 저주를 받은 건지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신다"라고 말했다.

2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난 라티프 씨는 자신만 이러한 상태로 태어났다며, 형제자매가 없었다면 아주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을 거라고 말했다.

"어릴 때 (친구들 중) 아무도 나와 놀아주려고 하지 않았다. 한 마을에 사는 소년들은 매일 나를 때리고 놀렸다. 여덟 살 때 한쪽 눈이 보이지 않게 됐는데, 아이들은 나를 애꾸눈이라 불렀다."

어른이 될수록 얼굴은 점점 더 심각해졌다. 그는 힘이 셌지만, 앞을 못 보고 얼굴이 괴상하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평범한 사람들처럼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싶다. 그렇다면 스스로 자랑스러울 거다. 하지만 아무도 내게 기회를 주지 않아서 난 구걸을 해야 한다. 사람들이 날 동정해야 내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다."

구걸을 하면서 하루에 400루피(약 8500원) 정도를 번다는 그는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자신에게 침을 뱉었다고 말했다.

형의 도움을 받아 병원에도 가봤지만 의사는 "모친이 일식 때 임신을 했기 때문"이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혹 안에 정맥이 많이 지나기 때문에 수술을 하기가 위험하다는 말을 들었다며 모든 희망을 버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행복은 있다. 4년 전 지금의 부인 살리마를 만났고 첫 아이를 갖게 된 것이다.

"살리마는 발이 한 개뿐이다. 그래서 몇 년 동안 시집을 가지 못했다. 우린 만나자마자 서로의 짝이라는 걸 깨달았다. 아내가 있어 내가 좀 더 평범하고 완벽해진 것 같다. 지금 아내는 우리의 첫 아이를 임신하고 있다. 너무나도 행복하다."

라티프 씨는 아이를 기다리는 설렘과 함께 두려움도 함께 느낀다며 아이가 자신을 닮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이를 낳지 말라고 말한 의사는 없었다. 그저 우리 아이가 건강하길 바라고 기도할 뿐이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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