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전 틈타… 사옥 신축에 13조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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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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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옮길 121개 공공기관 사업비 평균 1122억 책정
적자라며 전기료 올린 한전 자회사 포함해 2조 쓰기로

13조5807억 원.

2014년까지 전국 10개 혁신도시 등으로 본사를 옮기는 121개 공공기관(공기업 포함)이 새 사옥을 짓는 사업비로 쓰는 돈이다.

동아일보가 8일 국토해양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방 혁신도시 등으로 본사 이전을 앞둔 147개 공공기관 가운데 사옥을 새로 지어 이전하는 곳은 121개에 이른다. 이들은 새 사옥 사업비(터 매입비와 건축비 포함)로 평균 1122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나머지 26개 공공기관은 건물을 빌려 쓸 계획이다.

▶본보 8일자 A1면 지방 혁신도시 이전 공기업들 “新사옥 더…”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공공기관들이 지방 이전 계획을 허가받던 2007∼2009년 당시 추정치로 계산해 제출한 금액이기 때문에 공사기간이 길어지는 등 변수가 생기면 총사업비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옥 신축 사업비로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곳은 국립농업과학원으로 5669억 원이며, 이어 국방대(5664억 원) 한국수력원자력(5168억 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4803억 원) 한국토지주택공사(4667억 원) 경찰대(4594억 원) 농촌진흥청(4543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은 전남 나주로 옮기는 본사(3560억 원)를 비롯해 자회사까지 모두 합치면 총 1조9460억 원의 사업비를 쓴다. 적자 누적이 심각해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여 온 것을 감안하면 사옥 신축에 너무 많은 돈을 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 혁신도시는 대부분 도심과 떨어진, 사실상 허허벌판에 조성돼 수도권에 비해 터 매입비는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 이 때문에 사옥 신축 총사업비의 절반 이상을 건축비로만 쓰는 기관도 적지 않다. 한국도로공사는 총사업비 3194억 원의 79.5%인 2538억 원, 한국수력원자력은 5168억 원의 80.3%인 4150억 원을 건축비로 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공공기관#사옥 신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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