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네거티브 시달려 멘붕”… 金 “공천헌금, 성매매보다 나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7일 03시 00분


■ 새누리 공천헌금 파문, 무늬만 봉합?

공천헌금 파문이 불거져 파행을 겪던 새누리당 대선 경선이 6일 재개됐다. 하지만 박근혜 의원과 비박(비박근혜) 주자 간 불신의 골은 더 깊어진 모양새다.

○ 朴 “정면돌파” vs 非朴 “책임질 사람 책임져야”

겉으로는 웃지만…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왼쪽)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선후보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겉으로는 웃지만…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왼쪽)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선후보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박 의원은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전날보다 강한 어조로 공천헌금 의혹에 대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 그는 “사실이라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중대범죄”라며 “누구도 성역이 있을 수 없다. 빠른 시일 내에 밝혀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책임론’에 맞서 강한 쇄신 의지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자신을 향한 각종 공세에 단호하게 맞서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박 의원은 “저는 네거티브에 너무 시달려서 멘붕(멘털 붕괴·정신적 혼란)이 올 지경”이라며 “그런 것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태호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 비박 3인은 이날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박 의원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일 것을 예고했다. 경선 보이콧을 선언한 지 사흘 만에 경선 참여로 돌아선 것이 사실상 ‘백기투항’처럼 비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이날 자신과 박 의원의 인생을 대비한 동영상 ‘남과 여’를 선보였다. 동영상에서 그는 “특정 계파에 의한 원칙 없는 공천은 새누리당을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뜨렸다”고 박 의원을 공격했다. 동영상에는 박 의원과 고 최태민 목사가 나란히 찍은 사진도 들어있었다. 이 과정에서 박 의원 지지자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김 의원은 “쇄신의 뒷자락에서는 국회의원을 돈으로 사고팔고 하는 일이 벌어졌다. 민주주의를 팔고사고 했다. 성매매보다 나쁜 짓을 했다”고 목청을 높였다. 임 전 실장도 “책임질 사람이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가세했다.

○ 박근혜-비박 간 불신의 벽

박근혜 캠프와 비박 주자 3인의 끊임없는 갈등과 대립은 이들 간에 거대한 상호 불신의 벽이 가로막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근혜 캠프에서는 비박 주자들이 박 의원의 경선 낙마나 본선 패배 이후를 노리고 있다는 의심이 팽배하다. 황우여 대표를 사퇴시킨 뒤 친이(친이명박)계와 쇄신파가 함께 당권을 잡아 ‘박근혜 흔들기’를 계속해 박 의원을 낙마시키겠다는 의도라는 의심이 더 커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비박 주자 3인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음모론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조직적인 배후 조종은 아니고, 청와대와 친이계 일부에서 박근혜 흔들기를 주도적으로 하는 이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에 비박 주자들의 반발은 ‘콤플렉스’적 성격이 강해 보인다. 무엇보다 이들은 1∼2%대의 지지율에서 더는 올라가지 않는 처지에서 대선후보 대우를 받지 못해 자존심이 상해 있기 때문이다. 그 모든 게 1위를 달리는 박 의원이 당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새누리 공천헌금#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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