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가자]<3>백두대간 산림생태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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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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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온몸으로 느끼며 암벽등반-독도법도 배웠죠”

지난달 28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한반도 등줄기인 백두대간 산림생태탐방에 나선 중고교생들이 1일 오후 폭염 속에서 백두대간 조령산 신선봉을 오르고 있다. 조령산=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지난달 28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한반도 등줄기인 백두대간 산림생태탐방에 나선 중고교생들이 1일 오후 폭염 속에서 백두대간 조령산 신선봉을 오르고 있다. 조령산=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산에서 며칠 생활해 보니 스마트폰이 별로 필요하지 않네요.” “전에 앓았던 피부염이 산에 오니까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것 같아 정말 좋아요.”

지난달 30일 오후 1시 반. ‘한반도 등줄기’로 불리는 백두대간의 조령산(충북 괴산·경북 문경). 북쪽 줄기를 따라 높이 솟은 신선봉 밑에서 청소년 30여 명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정상으로 한 걸음씩 내딛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백두대간 탐방에 나선 ‘2012 백두대간 산림 생태탐방단’. 산림청이 2000년부터 청소년에게 호연지기를 키워 주고 산림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매년 여름방학에 진행하는 산(山) 체험 교육이다. 특히 산림을 청소년 인성 강화와 교육의 마당으로 적극 활용하자는 ‘산림교육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지난달부터 시행돼 올해 탐방은 의미를 더했다.

올해도 중고교생 3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30여 명씩 10개 팀으로 나눠 지리산에서 설악산까지 백두대간 684km를 10개 권역으로 나눠 탐방에 나섰다. 이날 조령산을 찾은 팀은 ‘문경새재팀’. 남녀 중고교생 36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울산을 출발해 탄향산 마패봉 문경새재 제3관문을 지나 괴산군 연풍면 산림생태공원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해단 전날인 1일에는 백화산과 시루봉 등도 탐방했다.

탐방에는 한국산악회(회장 전병구)와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이사장 조웅래 ㈜선양 회장) 소속 전문 산악인과 자원봉사자, 숲 해설가, 산림청 직원도 참여했다.

전날 10시간을 강행군한 탓인지 피곤한 기색은 역력했지만 참가자들은 정상에 오르면서 시시각각 펼쳐지는 백두대간의 장관에 탄성을 자아냈다. 프로그램은 단순하게 산을 오르는 것뿐 아니라 지도를 읽는 법, 뱀에게 물리고 벌에게 쏘이거나 발목 등을 다쳤을 때의 응급조치법, 암벽등반 교육 등이 중간 중간 이어졌다.

미국 유학 중 부모의 권유로 탐방에 참가했다는 정진용(15) 찬영(13) 형제는 “우리나라 산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며 “함께 텐트 치고 밥을 해 먹으며 설거지하는 것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문경새재팀을 지도하는 이상호 한국산악회 울산지부장은 “12년째 학생들과 함께 백두대간을 탐방했다”며 “학생들이 처음에는 힘들어하지만 끝날 때에는 벅찬 성취감과 우리나라 대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저절로 느낀다”고 말했다.

송주영(15·울산 남외중 3년), 유진(13·〃1년) 자매도 부모 권유로 참가했다. 유진 양은 “전날 암벽 등반이 정말 재미있어 자청해서 두 번이나 올랐다”며 “친구들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보낸 시간보다 훨씬 뜻깊었다”고 말했다.

보조강사로 나선 대학생 조강현 씨(24·한국산업기술대)는 중 1, 중 3, 고 1학년 등 3차례나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그는 “되돌아보면 백두대간을 탐방했던 때가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매년 보조강사로 참가해 이런 감동을 계속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온몸을 땀으로 뒤집어쓰고 야영장으로 돌아온 청소년들은 계곡물로 뛰어들었다.

시원하게 몸을 적신 참가자들에게 주어진 선물은 산속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아이스크림과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조 이사장이 마련한 미니 숲 속 음악회. 성악가 정진옥 씨의 ‘그리운 금강산’이 숲 속으로 퍼져 나갔다.

전범권 산림청 산림이용국장은 “청소년들이 교실을 벗어나 장거리 산행을 하면서 국토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느끼고, 자율성·창의성, 인내력을 키우고 성취감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5월부터 한국등산트레킹(www.kmsc.kr) 지원센터에서 참가자를 모집한다.

조령산=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백두대간#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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