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지원…한국양궁, 현대차 타고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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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7일 07시 00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 끝)은 1985년 양궁과 인연을 맺은 뒤로 30년 가까이 한국양궁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 끝)은 1985년 양궁과 인연을 맺은 뒤로 30년 가까이 한국양궁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현대차 그룹의 아낌없는 한국양궁 후원

정회장 부자, 대이어 양궁협회장 맡아
첨단장비 개발·과학 훈련 제도 도입도


대한양궁협회는 종종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단체들의 부러움을 산다. 빠듯한 예산 탓에 마음껏 사업을 집행할 수 없는 몇몇 경기단체들과 달리 대한양궁협회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어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985년 정몽구(74)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대한양궁협회장 취임을 계기로 양궁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30년 가까이 한국양궁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정 회장은 1985년부터 1999년까지 대한양궁협회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2005년부터는 정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42)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으로 한국양궁을 이끌고 있다. 1985년부터 2005년까지 현대자동차그룹은 대한양궁협회에 약 170억원을 지원했다. 2005년 정의선 회장 체제 출범 이후로는 약 130억원을 후원했다. 대한양궁협회는 “현대자동차그룹이 현재까지 지원한 금액은 약 300억원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금전적 후원뿐이 아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선진적 선수 육성·훈련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양궁의 스포츠과학화다. 정몽구 회장은 스포츠과학이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시절, 현대정공을 통해 레이저를 활용한 조준기가 부착된 훈련용 활을 제작토록 했다. 또 통계에 입각해 선수들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전산프로그램 개발에도 힘썼다. 실전과 동일한 조건에서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기법 역시 경기력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정몽구 회장은 고도의 정신집중이 필요한 양궁의 특성을 간파하고 심리전담 컨설턴트를 배치해 훈련에 활용토록 적극 권장하기도 했다.

치열한 대표선발전 정착도 정몽구 회장의 주요업적 중 하나다. 흔히 양궁대표선발전을 통과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로 평가받는다. 대한양궁협회는 수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대표선수를 엄선한다. 때로는 이름값 있는 스타 선수들이 탈락하는 일도 있다. 그러나 새 얼굴들은 ‘경험 부족’이라는 우려의 시선을 극복하고,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곤 했다. 능력위주의 선발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이룬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양궁을 통한 스포츠외교에도 힘을 쏟았다. 정몽구 회장이 1989년부터 12년간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을 역임했고, 정의선 부회장 역시 현재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양궁은 경기력은 물론 외교력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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