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멘토까지… 정권말 권력비리 수사 신호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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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시티’ 금품수수 최시중 수사 어디로

검찰의 칼끝이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이자 현 정부 실세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75)을 겨누면서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 수사가 임기 말 권력형 비리 수사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특히 이번 사건에 최 전 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 현 정부 ‘권력서열 2, 3인자’로 불리던 인사들이 모두 거론되면서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정치권에 미치는 파장도 클 것으로 보인다.

○ 정권 핵심 겨냥하나


강남 노른자위가 의혹의 땅으로 복합유통센터 ‘파이시티’가 들어서기로 돼 있던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용지 전경. 파이시티 개발사업과 관련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강남 노른자위가 의혹의 땅으로 복합유통센터 ‘파이시티’가 들어서기로 돼 있던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용지 전경. 파이시티 개발사업과 관련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23일 파이시티 시행사 이모 전 대표에게서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에게 청탁해 파이시티의 설립 허가를 받아 달라며 E사 이모 사장에게 11억여 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의 경우 관련자 진술이 뚜렷한 점 등을 고려해 출국금지했지만 박 전 차관에 대해선 “현재로선 구체적인 혐의가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에 이어 최측근 실세로 불리던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이 동시에 거론되면서 이 수사가 정권 핵심부를 겨냥한 수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금까지 검찰은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김두우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이 대통령의 사촌 처남 김재홍 씨 등 대통령 측근을 수사해 기소한 바 있다. 그러나 최측근 인사로 거론된 이 의원이나 최 전 위원장, 박 전 차관에 대한 의혹은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 전 위원장은 측근인 정용욱 보좌역의 2억 원 수수,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돈봉투 전달 의혹 등이 불거졌지만 수사에 큰 진척이 없었다. 박 전 차관도 민간인 불법사찰과 씨앤케이(CNK) 주가조작 사건에서 연루 의혹이 제기됐다. 이 의원도 7억 원 차명계좌 보유, 2억 원 공천헌금 제공, 저축은행 금품수수 등 관련 의혹이 불거졌지만 아직까지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 진술 왜 바꿨나

최 전 위원장이 금품수수 사실을 시인하는 방향으로 진술을 바꾼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 전 위원장은 22일 “내가 로비 자금을 받았다는 것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말했다가 23일 “이 사장에게 협조와 지원을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

이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이미 검찰에서 파악한 로비 정황이 뚜렷하다는 사실을 알고 금품수수 사실은 인정하되 대가성을 부인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 전 위원장이 이 사장에게 건네받은 돈을 대통령선거 과정에 썼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청탁 대가’가 아닌 ‘친분에 의한 지원’임을 밝히면서 ‘대선자금’을 거론해 “자신을 위해 쓴 돈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검찰은 “이번 사건은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에 대한 수사일 뿐 대선자금 수사로 확대 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선을 그었다.

[채널A 영상]양재동 파이시티 수억 대 인허가 로비 정황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최시중#파이시티 금품수수#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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