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커버스토리]'저우싱츠의 아들' 슈자오(徐嬌) 사춘기 소녀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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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4일 10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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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강7호’(2008)에서 저우싱츠의 아들 샤오디 역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슈자오가 이번에는 영화 ‘별이 빛나는 밤’을 들고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았다. 부산=김윤지 기자 jayla3017@donga.com
영화 ‘장강7호’(2008)에서 저우싱츠의 아들 샤오디 역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슈자오가 이번에는 영화 ‘별이 빛나는 밤’을 들고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았다. 부산=김윤지 기자 jayla3017@donga.com

"전 아빠가 셋 있어요."

중국의 떠오르는 별 슈자오(14·徐嬌)의 아버지는 세 명이다. 세계적인 스타 저우싱츠(周星馳)와 류더화(劉德華), 그리고 친 아버지 슈(徐) 씨.

저우싱츠는 11살 어린 나이의 슈자오를 영화 '장강7호'(2008)의 아들 샤오디 역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려놨다. 류더화의 딸로 출연한 영화 '미래경찰'(2010)를 통해 반짝 화제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배우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영화 '별이 빛나는 밤'(별밤)으로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은 슈자오를 10일 만났다.

"부산은 이번이 처음인데, 날씨가 참 좋아요. 바다도 예쁘고. 어제 삼계탕 처음 먹어봤는데 맛있었어요."

말 그대로 '폭풍성장'이다. 배시시 웃는 얼굴에서 짧은 머리에 검댕 칠을 한 샤오디를 찾을 수 없었다. 속눈썹에 꼼꼼히 마스카라를 바른 '꼬마 아가씨'였다. 천연덕스럽게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액션을 하는 모습이 좀처럼 연상되지 않았다. 슈자오 자신도 예상치 못했다.

"'장강7호'가 첫 연기 경험인데, 학교 선생님의 추천으로 가볍게 본 오디션이었어요. 엄마는 '뒤통수 정도 나올 것'이라고 하셨죠"

하지만 소녀는 주인공, 그것도 소년 역을 맡았다. 타고난 집중력과 예민한 감정으로 저우싱츠와의 애틋한 부자 관계를 그려냈고, 슈자오는 제28회 홍콩금상장영화제 신인연기상도 받았다.

이번 '별밤'에서도 마찬가지다. 슈자오는 사춘기의 10대 소녀 메이가 할아버지의 죽음, 부모님의 이혼, 가출 등을 겪으며 어른이 되어가는 미묘한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다음은 슈자오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별밤'의 메이는 본인과 얼마나 닮아 있나요.

"실제 저와 메이는 거리가 있어요. 전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고 있거든요. 가정 폭력이나 이혼에 대한 부분들은 감독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인내심을 가지고 저희를 지도해 주셨어요. 하지만 어렸을 때 할아버지, 할머니와 생활했어요. 또 제 친구들과의 가벼운 싸움 등은 저도 경험했어요. 그런 에피소드 등은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극중 메이는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의 세계에 마주합니다. 혹시 본인도 그런 일이 있나요.
"연령에 상관없이 그 나이 대에 맞는 고민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어린이로서 어른이 어려운 점이 있으면 불평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해요."

-가장 어려웠던 촬영은 무엇이었나요.

"이 영화는 감정을 표현이 가장 중요해요. 이를 대사에 녹여서 해야 하는데 그게 어려웠어요. 감정이 잡히지 않을 때도 있잖아요. 예를 들면,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우는 장면을 마지막 날 다시 찍었어요. 시간은 없고, 부담은 되고, 연기는 더 안 되고…. 결국 감독님이 충격요법을 쓰셨어요. 조감독님이 절 앉혀놓고 '심한 말'을 하셨고 전 결국 펑펑 울었어요. 그렇게 그 장면이 나왔어요."

-'장강7호'를 시작으로 '뮬란: 전사의 귀환(2009)', '월광보합(2010)', '엽문(2010)', '미래경찰(2010)'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아역 배우들의 고민이겠지만, 학교생활과의 병행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늘 운동회 날이에요. 하지만 연기를 시작하면서 '이왕 하는 거 열심히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대신 저는 친구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일을 하잖아요. 이렇게 영화제 행사에 온다든지, 해외에서 촬영을 한다든지. 하지만 공부는 중요하게 생각해요. '별밤'을 찍을 때도 촬영장에 가정교사를 불러서 과외를 받았어요. 성적이요? 요즘은 학업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있어요. 영어 제일 좋아해요."

슈자오와 동갑내기 남자주인공 린후이민(林暉閔). 부산=김윤지 기자 jayla3017@donga.com
슈자오와 동갑내기 남자주인공 린후이민(林暉閔). 부산=김윤지 기자 jayla3017@donga.com
-'장강7호'의 샤오디는 메이처럼 화면에 예쁘게 나오는 역할이 아니었어요. 당시 속상한 점은 없었나요.

"화면에 예쁘게 나오는 게 중요하지 않아요. 배역 자체가 개성 있고, 그 역을 잘 소화해냈을 때 아름다운 것 같아요. '외모가 아름답다, 아름답지 않다'로 구분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화면에 나온 제 모습에 놀라기는 했어요."

-샤오디 역을 위해 길게 기른 머리도 잘랐는데, 속상했을 것 같아요.

"머리를 자를 때 '나는 천성 여자'라고 생각해서 어렵게 기른 머리를 왜 자르나 했어요. 하지만 엄마가 '비구니 연기하는 사람도 머리를 민다'고 하셨죠. 바라는 게 있다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걸 이해했어요."

-샤오디가 실은 슈자오 양이라는 걸 알고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랐어요.

"처음엔 자신이 없었어요. 저우 아빠(저우싱츠)가 많이 도와주셨어요. 저우 아빠 덕분에 그런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미래경찰'에서는 류더화가 아빠였습니다. 두 아빠의 차이점이 뭔가요.
"두 분의 공통점은 열심히 노력하신다는 거죠. 저우 아빠는 3~4년에 한 번씩 작품을 낼 정도로 진심으로 영화를 좋아해요. 그만큼 현장에선 스태프들에게 엄격해요. 힘든 과정이었지만, 훈련이었다고 생각해요. 류더화 씨는 모든 사람들에게 너무 잘해주세요. 추울 때 따뜻한 차도 챙겨주시고, 위험한 장면일 땐 나서서 말씀을 해주세요. 자상하세요"

-친 아버지는 어떻게 슈 양을 응원해 주나요?

"음…. 서운한 할 때도 있었어요. 제3회 아시안필름어워드에서 신인상 후보가 돼 시상식장으로 가는 길이었어요. 계속 '안 될 거야'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정말 못 탔거든요. 생각해보면 혹시나 제가 못 받으면 충격을 받을까 봐 그렇게 말씀하신 거였어요. 아빠는 좋아하는 일이니까 항상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주세요."

저우싱츠의 마지막 반전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슈자오. 내놓는 대답마다 성숙함이 묻어났다. 마지막 질문에도 차분하지만, 힘주어 말했다.

"롤 모델이요? 없어요. 개성 있는,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여린 외모지 단호한 대답에서 이미 슈자오는 훌쩍 성장한 여배우의 얼굴이었다.

부산=김윤지 기자 jayla30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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