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뮤직] “닉쿤과 비교 마세요…하지만 춤은 제가 낫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1일 15시 39분


코멘트

●태국 최고의 인기 케이팝 댄스 트레이너 '이창익'과 '보보'
●"동남아는 현재 케이팝을 열정적으로 벤치마킹 중…"

방콕에서 가장 유명한 케이팝 댄서인 보보(Bowbo·왼쪽)가 데뷔를 준비중인 연습생과 함께 태국어 간판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2NE1의 \'CL\'이라고 말한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방콕에서 가장 유명한 케이팝 댄서인 보보(Bowbo·왼쪽)가 데뷔를 준비중인 연습생과 함께 태국어 간판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2NE1의 \'CL\'이라고 말한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아이돌그룹 투피엠(2PM)은 태국에서도 최고의 인기가수로 통한다. 케이팝(K-pop)의 높은 위상으로 2PM 자체가 유명세를 탔기 때문이지만 그보다는 태국인 멤버 '닉쿤'의 존재감이 더 큰 역할을 했다.

태국인이 한국 최고의 아이돌 밴드에서 활동하며 세계적 인기를 얻었다는 사실에 태국인들이 대리만족을 느낀 탓이다.

그런 닉쿤도 태국 현지 CF에 출연할 때면 한국인과 함께 출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케이팝의 후광효과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케이팝 댄서인 이창익(27 ) 씨가 그의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 이 씨와 닉쿤은 최근에 건강음료인 'BRAND/PS' 광고에 함께 출연했고 이 전에는 유명 도넛광고에 참여하기도 했다.

부산에서 대학생활을 한 그는 일찍부터 부산지역 최고의 춤꾼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런 그가 불과 2~3년 만에 태국의 CF에까지 출연하게 된 이유는 케이팝의 인기가 그를 순식간에 최고의 인기 댄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의 댄스 강의는 태국의 유명 가수들까지 참석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부산외대 태국어과를 졸업했습니다. 물론 대학시절은 가수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더 강했는데, 우연히 3년 전 태국에서 케이팝 댄스 트레이닝 강사로 일하면서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저도 예상치 못할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찾아왔고 제 춤을 사랑해 주었습니다."

그도 3년 전 처음 방콕에 도착했을 때는 케이팝이 이렇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기대 이상으로 한국 대중가요와 댄스 그리고 패션의 인기는 태국 젊은이들을 사로잡고 있었고 그런 뜨거운 열기는 그를 태국에 정착하게 만들었다.

한국에서 잠시 가수로 활약한 적이 있는 그가 태국에서 '케이팝 댄스' 강좌를 열자 구름 떼처럼 학생들이 모여든 것이다.

특히 그와 경쟁한 댄서는 세계적 팝스타인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의 백댄서 출신의 유명인이었지만 오히려 방콕 젊은이들은 케이팝과 이 씨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태국 신세대들의 메인 키워드는 케이팝이다. 9월18일 태국 방콕 시나카린 위롯대학에서 열린 한국방문의 해 주최 `2011 커버댄스 로드쇼'를 관람하기 위해 온 대학생들. 이들은 한국 드라마 주인공과 한국 가수들을 꿰차고 있었다. 간단한 한국말을 하는 건 물론이고 한국방문을 첫손에 꼽을 정도였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태국 신세대들의 메인 키워드는 케이팝이다. 9월18일 태국 방콕 시나카린 위롯대학에서 열린 한국방문의 해 주최 `2011 커버댄스 로드쇼'를 관람하기 위해 온 대학생들. 이들은 한국 드라마 주인공과 한국 가수들을 꿰차고 있었다. 간단한 한국말을 하는 건 물론이고 한국방문을 첫손에 꼽을 정도였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그렇게 그는 태국에서 '케이팝 전문 댄스 트레이너'로 이름을 알리게 됐고 최근에는 한국의 '슈퍼스타K'와 흡사한 태국의 채널9에서 진행된 '틴 슈퍼스타'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으로 3개월간 고정 출연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다.

"이제는 태국 아이돌들까지도 적극적으로 케이팝을 따라 배울 뿐만 아니라 연예인 지망생들은 아예 한국에서 진행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준비할 정도로 서울이 아시아의 대중문화의 수도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그런 트렌드의 한 디딤돌이 되면 좋겠어요."

이 씨와 함께 케이팝 댄스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파트너는 보보(BowBo·25)라는 태국의 유명 댄서다. 태국 최고의 명문대인 출라롱콘대 방송과 출신인 그녀는 가수이자 댄서로 활약하며 이 씨와 함께 케이팝을 가장 먼저 소화해서 제자들에게 전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들이 가르치는 케이팝 댄스는 태국 젊은이들에게 '교과서'로 통한다. 태국 젊은이들과 직접 대면하는 가장 현지화 된 케이팝 스타인 셈이다.

이들의 꿈은 자신들이 가르친 태국 제자들을 진짜 '케이팝 스타'로 만드는 것이다. 현재 2PM의 '닉쿤'과 라니아의 '조이' 등 2명의 태국인이 케이팝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할 정도로 태국은 중국과 함께 제2의 인재 공급지로 자리매김했다. 언어 장벽만 극복된다면 동남아 젊은이들이 한국을 기반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해 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낸다.

"잠재력으로 본다면 태국 젊은이들의 경쟁력이 한국보다 못하지 않습니다. 한국이 주도하는 춤과 노래 그리고 패션의 트렌드를 맹렬하게 따라잡으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오디션'프로그램에서 적잖은 제 제자들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댄스트레이너인 이창익(28)씨와 보보(25)씨. 이들의 목표는 재능있는 태국의 젊은이들이 한국에서 데뷔해 아시아 전역에서 활동하는 수퍼스타가 되는 것이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댄스트레이너인 이창익(28)씨와 보보(25)씨. 이들의 목표는 재능있는 태국의 젊은이들이 한국에서 데뷔해 아시아 전역에서 활동하는 수퍼스타가 되는 것이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이들의 꿈을 돕는 이는 박진아(33) 진코퍼레이션 대표다. 부산외대 태국어과 선후배 관계인 이들은, 여행에 집중한 선배들과 달리 예능과 방속 쪽에 특화해 태국에 진출한 케이스다. 케이팝 인더스트리가 점차 확대되면서 새로운 사업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방콕에서 곧 케이팝 위주의 댄스아카데미를 개관할 예정이다"면서 "태국이 중요한 이유는 동남아 한류의 전진기지 같은 곳이기 때문에 태국에서의 한류 흐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케이팝의 인기가 쉽게 식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만큼 현재 한국은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 젊은이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 그만큼 한국의 젊은 예능인들이 한류를 바탕으로 아시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났다고 강조한다.

"직접 현지에서 한국과 케이팝 위상을 느껴 보기를 권합니다. 그 뜨거운 열기에 한국인들이 오히려 더 크게 놀라실 겁니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오·감·만·족 O₂플러스는 동아일보가 만드는 대중문화 전문 웹진입니다. 동아닷컴에서 만나는 오·감·만·족 O₂플러스!(news.donga.com/O2) 스마트폰 앱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