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권재현의 트랜스크리틱]뽀로로와 파워레인저, 누가 더 셀까?

  • Array
  • 입력 2011년 7월 8일 16시 01분


코멘트

뽀로로 vs 파워레인저

뮤지컬 \'슈퍼영웅 뽀로로\'에 등장하는 두 명의 뽀로로 캐릭터. 왼쪽은 뽀로로가 꿈꾸는 \'영웅 뽀로로\'이고 오른쪽이 뽀로로다.
뮤지컬 \'슈퍼영웅 뽀로로\'에 등장하는 두 명의 뽀로로 캐릭터. 왼쪽은 뽀로로가 꿈꾸는 \'영웅 뽀로로\'이고 오른쪽이 뽀로로다.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 공연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지난주 인터넷예매 사이트 인터파크 주간공연 전체 순위에서 어린이뮤지컬 '슈퍼영웅 뽀로로'가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어린이들의 대통령이란 뜻의 '뽀통령'이 여성 팬을 몰고 다니는 뮤지컬 '모짜르트!'와 '잭 더 리퍼' '삼총사' '지킬 앤 하이드'를 모두 제친 겁니다.

흥미로운 점은 지난해 7월 그 왕좌가 역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공연 '파워레인저-엔진포스'였다는 겁니다. 파워레인저 시리즈 올해 신작인 '파워레인저-정글포스'도 최근 티켓예매에 들어가면서 무서운 기세로 뽀통령을 쫓고 있습니다. 토종 캐릭터 뮤지컬과 수입산 캐릭터 활극이 여름방학 공연 왕좌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그 뒷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뽀로로의 주요 캐릭터들. 왼쪽부터 뽀로로, 수줍음 많은 비버인 루피, 귀여운 공룡 크롱, 마법사 꼬마용 통통이.
뽀로로의 주요 캐릭터들. 왼쪽부터 뽀로로, 수줍음 많은 비버인 루피, 귀여운 공룡 크롱, 마법사 꼬마용 통통이.

●토종 캐릭터의 자존심, 뽀로로

지금까지 뽀로로가 등장하는 어린이뮤지컬은 7편이 제작됐습니다. 이번에 '슈퍼영웅 뽀로로'를 제작한 EM미디어가 이중 4편을 만들었습니다. 2006년~2008년까지 3편을 제작했다가 모기업의 공연분야 투자축소로 2년을 쉬고 작년 연말부터 다시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EM미디어가 뮤지컬공연과 함께 '뽀로로 체험전'을 진행했는데 이게 최근 뽀로로 열풍에 한몫을 했다는 평가가 크게 작용했다고 합니다. EM미디어의 공연담당 김기호 이사는 "지난 겨울 '뽀로로의 대모험'때부터 전환점이 왔음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2주간 공연에 유료관객만 3만이 넘었다고 합니다.

뽀로로 캐릭터 뮤지컬은 뽀로로와 패티 에디 루피 포비 크롱 등 친구들의 캐릭터를 가져오지만 이야기는 별도로 구성합니다. '슈퍼영웅 뽀로로'는 뽀로로가 슈퍼영웅이 되고 싶어 하는 꿈을 이뤄가는 내용을 다룬다고 합니다. 뽀로로와 더불어 그의 역할 모델인 '영웅 뽀로로'가 동시 등장하는 '더블 뽀로로' 전략이 동심 공략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홀로그램 기술로 뽀로로 입체영상도 등장시킨다고 합니다.

출연 배우를 선정할 때는 첫 번째는 목소리라고 합니다.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의 목소리와 닮아야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앙증맞은 인형 탈을 쓰고 연기해야하기 때문에 키가 작아야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여배우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공연을 펼칩니다.

뽀로로는 현재 4기 캐릭터가 방영 중인데 뮤지컬 속 캐릭터는 3기라고 합니다. 그래도 캐릭터도 키가 조금 자라서 키가 제법 큰 로봇 로디나 마법사 용 통통이는 남자배우의 몫이라고 합니다. 15일~7월31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대극장. 1만5000~4만 원. 02-598-0284

'파워레인저 엔진포스' 공연사진
'파워레인저 엔진포스' 공연사진

●권토중래를 꿈꾸는 액션캐릭터 파워레인저

파워레인저 캐릭터를 등장시킨 국내 공연 역시 7편이 제작됐습니다. 2005년~2008년까지 5편은 뮤지컬로 제작됐지만 지난해부터 프로레슬링 쇼에 가까운 액션라이브쇼로 바뀌었습니다. 도쿄에 전용관을 마련하고 연중 스턴트 쇼를 펼치는 일본 본토 공연에 가깝게 변신을 시도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난도 전투 액션과 공중을 나는 플라잉 액션을 보여줄 배우들을 무술 유단자, 전문 스턴트맨과 비보이, 아크로바틱 선수 중에서 선발했습니다. 파워레인저 시리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변신로봇도 5m 높이 500kg 안팎의 실감나는 로봇으로 대체했습니다.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지난해 한달 반 공연에 유료관객 5만이 드는 돌풍을 일으켯습니다. 제작사 웨이즈비의 이준 대표는 "일본 도에이사가 1975년부터 40년 가까이 제작해온 캐릭터다 보니 어른 팬도 만만치 않다"며 "다른 어린이 공연과 달리 어머니보다 아버지 관객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귀띔했습니다.

파워레인저는 매년 캐릭터가 바뀝니다. 파워레인저 뒤에 붙는 무슨 무슨 포스(force)는 이를 말합니다. 올해 공연에선 올해 방영된 정글포스와 지난해 방영된 엔진포스를 함께 등장시키는 승부수를 뒀습니다. 두 개의 포스를 동시에 등장시킨 것은 장편영화에서 한 번 시도된 적 있지만 방송과 공연에선 처음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입니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더블 포스'라는 전략이 '더블 뽀로로'의 포석과 닮지 않았나요?

액션라이브 쇼 '파워레인저-정글포스'.
액션라이브 쇼 '파워레인저-정글포스'.

수입 캐릭터이지만 가면과 의상은 일본에서 그대로 들여오는 것 외에 스토리를 짜고 액션을 구성하는 것은 한국 자체 창작이라는 점도 뽀로로를 닮았습니다. 정글포스와 엔진포스를 동반 등장시키면서 원래 만화 정글포스에는 등장하지 않는 변신로봇까지 제작한 것도 국내 공연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7월15일~8월15일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 3만5000~4만5000원. 02-2261-1393~4

두 작품은 모두 만 2세~6세 미취학 어린이를 겨냥한 캐릭터 공연입니다. 양 측 제작사는 어린이의 남녀 비율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엄마(뽀로로)랑 보러 오느냐 아빠(파워레인저)랑 보러 오느냐는 차이는 존재한다고 하네요.

이들 작품 말고도 뽀로로의 선배 격인 '방귀대장 뿡뿡이'(7월23일~8월21일 서울 창파동 숙명아트센터 씨어터S)와 KBS 애니메이션 캐릭터 후토스를 주인공으로 한 '후토스-생명의 씨앗'(7월15일~9월9일 명보아트홀 하람홀) 등도 어린이 캐릭터 공연시장을 공략 중입니다. 부산MBC가 일본 마스크플레이 전문 극단 히코센과 공동 제작한 '피터 팬'(8월5일~28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대극장)은 섬세하게 제작된 마스크를 착용한 캐릭터 뮤지컬입니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