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김그림 “슈스케, 실(失)도 득(得)이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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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9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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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그림
'슈스케는 음악과 내면을 함께 성장시킨 계기'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이하 '슈스케') 출신 김그림이 최근 디지털 싱글 앨범 '플라이 하이(Fly High)'를 발매하고 가요계에 정식 입성했다.

아마추어 도전자가 아닌 프로 가수 김그림으로 새 인생이 시작된 셈. 절실한 마음으로 섰던 '슈스케' 무대가 과도한 경쟁으로 비춰져 '밉상' 이미지를 얻기도 했던 그녀는 히트제조기 조영수 작곡가와 손잡고 '절차탁마'(切磋琢磨) 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갈고 닦아왔다.

김그림은 '바비인형' 같은 몸매에 화사한 금발머리로 나타나 인터뷰에 응하며 "달라진 스타일이 어색하지만 새로워 설렌다. 트레이닝 기간 동안 매일 10시간씩 연습하고, 대전 집에도 한번 못 갔다. 부모님은 딸의 변한 모습을 TV로 처음 보실 것"이라며 웃었다.

그녀는 15일 KBS 2TV 음악프로그램 '뮤직뱅크'에 출연, 슈퍼스타K2 TOP11 출신 중 첫 공중파 데뷔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타이틀곡 '너밖에 없더라'는 온라인 음원 순위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김그림에게 '상처와 영광' 모두가 될 수 있는 '슈스케'의 의미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슈스케'가 준 실도 득이라 생각한다"며 담담히 말문을 연 그녀는 "남들이 실이라고 해도 내겐 득이다. 힘든 과정도 있었지만, 평생을 소망하던 가수의 꿈을 이뤄주었고 음악적으로나 내면적으로 날 성장시킨 계기"라고 말했다.

"아직도 인터넷에 이름을 검색하기 두렵다"는 그는 "말 한마디, 작은 행동 하나도 거푸 생각하게 됐고, 노력하는 모습으로 당시의 내 절박함을 이해받고 싶다"며 웃었다.
김그림

그녀와의 일문일답

● 파격 금발 '바비인형' 김그림

-눈과 입술, 턱선까지 예뻐져 한때 성형설이 돌았다.

"'슈스케' 직후 편해진 마음에 4~5kg 살이 쪘는데 그 부분이 빠졌다. 성형은 정말 하지 않았다."

-노래, 기타, 작곡 트레이닝 받았다더니 몸매 트레이닝도 겸했나?

"스스로 자신 넘쳐 '저 몸매 좋아요'라고 말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여름이 오기 전에 더 노력할 생각이다. 힘들더라도 매일 하루 2시간 정도 운동하고 있다. 몸매보다는 본격적인 활동에 앞선 체력관리 목적이다."

-'슈스케' TOP11 중 첫 가요계 데뷔다. 떨리지 않나?

"낮에는 연습하느라 모르는데 잠자리에서는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에 많이 떨린다. 부담감도 있지만 행복감이 더 크다. 평생 꿈꿔왔던 순간이기에 기대된다."


▲동영상= 슈스케 ‘밉상’ 이미지 김그림 “힘든 과정 있었지만…”

-금발 변신, 어떤 마음이 담긴 콘셉트인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시도했다. 애잔한 음악에도 어울리고, 외적으로는 봄 같은 환한 분위기라 선택했다. 외형은 발랄하고 상큼하게 가되, 음악은 추운 기억들을 떠올리는 슬픈 느낌을 주고 싶었다."

-공개된 재킷 사진 속 S라인에 '바비인형' '베이글녀' 수식어가 새로 생겼다.

"당장 집에 가면 운동해야겠다.(웃음) 가슴이 파인 옷은 늘 어색하고 쑥스럽다. 코디 언니들에게 '안 입으면 안되냐'고 물어봤는데 '한번만 입어보라'고 해 용기 냈다. '팬들에게 너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노력하고 있다."

-많은 러브콜 중 작곡가 조영수와 손잡고 둥지를 틀었다. 이유는?

"저에 대한 계획과 확신을 보여주셨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몇 배로 키워주실 분이라 생각했다. 나만의 음악과 노래를 찾고 싶었는데 도움을 주신 소중한 분이다. 유명 작곡가 6명이 포진한 회사에서 작곡도 배울 수 있어 좋다."

-데뷔 시기가 오디션 라이벌 상대였던 김보경과 겹쳤다. 마치 두 사람이 2라운드를 치루는 느낌이다. 김보경은 '하루하루'에 이어 '봄처럼'이라는 신곡으로 현재 활동 중이다.

"슈스케에서는 그 안에서의 순위경쟁이었는데 데뷔를 하면서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에 들어왔다. 몇 사람의 경쟁이 아니라 초짜 신인으로 '바닥부터 시작'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두 사람의 경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대기실에서 만난다면?

"정말 반가울 것 같다. '슈스케' 친구들끼리도 그 이야기를 했다. '모두 방송국 대기실에서 만나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더 많은 친구들이 배출돼 함께 대기실에서 만나고 친하게 지내면 좋겠다. 혼자 다니니 외롭고 쓸쓸하다."

●김그림에게 '슈퍼스타K2'란?

-최근 트위터와 미니홈피도 개설하고 소통을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내 이름 검색을 잘 안한다. 지금 내 자리에서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고 있다. '슈스케'에서 스마트폰을 받았는데 트위터가 있어 개통했다. 날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더라. 제 일상을 듣고 싶어 하셔서 최소한의 답을 드리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이제 팬들과 조금씩 소통을 해보려고 한다."

-김그림에게 슈스케란 어떤 의미인가?

"모든 면에 득과 실이 있겠지만, 지금 와서 생각한다면 득이 많았다고 생각하고 싶다. 음악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슈스케에 나갔고, 결국에는 내 곡을 발표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됐다. 지금 이 순간이 오게 해 준 것만으로 행복하다."

-'슈스케' 도전 당시 무엇이 김그림을 절실하게 했나?

"눈에 뭐가 씌었을 정도로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컸다. 친구들도 취업하고 여유 없는 집안 형편에 가족들까지 취업을 권할 때 '내 꿈은 가수다'라고 말하면 철없는 사람이 됐다. 꿈과 앞가림 사이에서 우울증까지 왔을 때 '슈스케'에 지원했고, 실력자들이 모인 오디션장에서 '내 마지막 길'이라는 절실함이 더해졌다. 후에 방송을 보니 '욕심으로 보일 수 있겠다'고 뉘우쳤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실이라고 해도 저에게는 분명 득이 됐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힘든 순간, 가족의 힘을 많이 느꼈겠다.

"방송 후 딸에게 달리는 악플에 부모님은 아예 못 주무시고, 식사도 못하실 정도였다. 가족만 세상에서 조난당한 느낌? 그 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무섭고 죄송하다. 정말 부모님께 잘해야한다. 갚을게 많다. 꼭 보상해야 한다."
김그림

-'슈스케' 김용범 PD가 한승희가 가사를 잊어버리고 무대를 망친 뒤 울고 있을 때 유일하게 위로해준 사람이 김그림이라 했다. 본인이 절실하기에 다른 사람의 절실함도 보듬을 수 있는 것이라고…지금도 그만큼 절실한가?

"매일 아침 일어나면 거울을 보며 되새긴다. '초심을 잃으면 안 된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하자!' 제가 여기까지 왔는데 열심히 하지 않으면 모두 물거품이 된다. 저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죄를 짓는 것이다."

-이번 데뷔를 보는 가족들 반응도 걱정 반 기대 반일 것이다.

"딱 맞다. 혹시라도 부담이 될까봐 '즐겨라'라고 마음 편하게 해주신다. 몇 달간 집에도 못 갔는데 많이 걱정되고 궁금하실 것이다."

●슈스케 3기들 곧 배출…2기로서 어떤 마음?

-곧 '슈스케3' 멤버들이 등장한다. 김그림을 긴장하게 할 것도 같다.

"어떤 분들은 '아직도 경쟁심에 불타냐'라고 물어온다. 이젠 다른 사람이 아닌 제 자신에 대한 경쟁심이 생겼다. 3기 친구들이 나온다면 신기하고 기분 좋을 것 같다. 크게 보면 '슈퍼스타K' 출신들이 모일 수 있지 않나. 시즌10까지 나온다면 엄청난 가족이 될 것 같다. 응원 많이 해주고 싶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우승하기 위해선 어떤 자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TOP11을 보니 모두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역시 우승자 허각 오빠는 나중에 화면으로 봐도 뇌리에 남더라. 마음에서 우러나는 노래를 진심으로 부르고, 개성을 가진 캐릭터가 서바이벌 오디션 경쟁에 유리한 것 같다."

-슈스케 출신 공중파 방송 불가?

"그런 사실도 잘 몰랐다. 서인국 선배님을 보니 마음이 뭉클하더라. 열심히 하고 잘하는 신인이 되어 어떤 무대에도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 되는 수밖에는 없을 것 같다."

-'슈스케2' 이후 오디션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본 적 있나?

"'위대한 탄생'을 봤다. 도전자가 아닌 시청자로 보니 '이래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구나'이해됐다. 시청자로는 마음 편하고, 흥미진진하게 봤다. '저 친구들은 정말 떨리겠다'는 생각에 안쓰럽기도 하다."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

"세월의 깊이를 노래할 수 있는 가수. 오래오래 노래할 수 있는 가수. 다양한 층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동아닷컴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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