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법 국회 상임위 통과]자산 230조 국내 5위 금융지주사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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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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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뱅 온다” 금융권 긴장

농협에서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는 ‘농협법 개정안’은 금융권의 경쟁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용사업 부문 계열사들을 묶은 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경쟁구도가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와 농협법 개정안 통과를 계기로 KB, 우리, 하나, 신한, 농협 등 5강 금융지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대로 2012년 3월 2일까지 농협금융지주를 세울 계획이다. 지주사에는 농협은행을 주축으로 NH생명·손해보험, NH투자증권, NH-CA자산운용 등이 자회사로 들어간다. NH카드도 별도로 설립해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들 자회사의 총자산이 230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300조 원을 웃도는 4대 금융지주에 이어 국내 5위의 금융지주사가 출범하는 셈이다.

금융지주사로 바뀌면 그동안 계열사들이 각각 가지고 있던 고객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만큼 영업 기회가 늘어나 4대 금융지주사와의 자산 격차도 빠른 속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출범할 농협금융지주의 경쟁력은 전국 곳곳에 뻗어 있는 점포망이다. 농협은행의 점포는 1158개로 시중은행 1위인 국민은행의 1138개보다도 많다. 농협 관계자는 “금융지주 산하 계열사들의 고객 정보를 활용하고 전국 점포망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면 영업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금융지주 설립을 계기로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 1월 정기인사에서는 ‘해외 금융점포 개설 준비요원’ 6명을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파견했다.

NH생명·손해보험도 자산 33조 원에 700만 명에 이르는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신한생명을 제치고 삼성, 대한, 교보 등 보험업계 ‘빅3’에 이어 단숨에 4강에 오를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NH카드도 회원이 500만 명으로 우리카드와 엎치락뒤치락하며 카드시장 6위권에 올라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NH카드는 한 번 카드를 만들어 오랜 기간 이용하는 장기 고객이 많다”며 “금융지주 내 다른 계열사와의 공동 마케팅을 통해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면 상당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지주가 연착륙하려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금융지주의 주축인 농협은행의 경우 시중은행보다 생산성과 수익성이 떨어지고 인력의 전문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시중은행 대부분의 순이익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농협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저조한 경영 실적을 보였다.

금융지주로 바뀌면서 새로 적용받는 규제도 농협금융지주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특히 농협은행은 앞으로 특정 보험사의 상품 판매비중을 25% 이하로 낮추는 방카쉬랑스 규제를 적용받는다. 지금까진 이런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NH생명·손해보험 상품을 제한 없이 팔 수 있었다. 단위 농협조합도 지주 출범 후 5년 뒤부터는 NH생명·손해보험 상품을 25% 넘게 팔 수 없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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