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북스]이대출신 개그우먼 곽현화 “수능 380점대… 중학시절 수학 포기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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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0일 1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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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현화의 수학 실력은 어느정도일까. 그는 “중학교 때 난 ‘수포자’(수학 포기자)였다. 수학 때문에 전체 점수가 타격을 입을 정도"라고 고백했다. 스포츠동아 김종원기자 won@donga.com
곽현화의 수학 실력은 어느정도일까. 그는 “중학교 때 난 ‘수포자’(수학 포기자)였다. 수학 때문에 전체 점수가 타격을 입을 정도"라고 고백했다. 스포츠동아 김종원기자 won@donga.com
글래머러스한 몸매와 과감한 노출로 '출렁녀'라는 별명을 얻은 개그우먼 곽현화(30)가 이번엔 진지한 모습으로 수학 참고서를 집필했다. 이화여대 수학과 전공을 살려 중학생을 위한 쉬운 수학책 '수학의 여신'을 내놓은 것.

2007년 KBS 공채 개그우먼으로 데뷔한 곽현화는 줄곧 섹시한 이미지를 유지해왔다. '개그우먼 최초 섹시화보'의 주인공이던 그가 '개그우먼 최초 수학책 발간'에 도전한 셈이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곽현화는 털털한 '부산 가스나'였다. 외모는 '된장녀'(지나치게 사치스러운 여성)쪽에 가까웠지만, 막상 마주하고 얘기를 나누다보니 호탕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이었다. 그에게 첫인상에 대해 전하자 "된장녀는 무슨…. 지금 타는 자가용도 경차다"라며 "친구들은 경차에서 섹시한 척 하며 내리는 나를 보고 웃다 쓰러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 "처음 밝히는 수능 점수는 380점…난 노력파"

Q. 곽현화는 학창시절 어떤 학생이었나?

"나서지는 않는데 뒤에서 잘 노는 학생이랄까? 노는 친구들과도 공부하는 친구들과도 두루두루 친했다. '지금 놀면 뭐하나? 대학교까지 참자'며 끼를 눌렀다. 대학 입학 후 자체적으로 봉인을 해제하자 부모님이 '뒤늦게 사춘기가 왔다'며 놀라셨다."

Q. 수학은 원래 잘하는 과목이었나?

"중학교 때 난 '수포자'(수학 포기자)였다. 수학 때문에 전체 점수가 타격을 입을 정도였다. 해도 해도 안 오르니 나중엔 오기가 생겼다. 중3 방학 때 세끼 밥 먹는 시간만 빼고 수학에만 매달려 고교 과정을 3번 독파하고 입학했다. 결국 달라졌다. 수학 시험지만 봐도 덜덜 떨던 내가 수학을 즐기고 있었다. 수학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만큼 되돌려주는 특별하고 매력 있는 학문이다."

Q. 부산대에 입학했다가 4개월 재수 후 이대 수학과에 입학했다고 알고 있다. 수학능력시험은 몇 점 받았나?

"380점대로 기억한다. 그 해 수능이 쉬웠다. 알려진 것처럼 의대에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점수가 부족했다. 솔직히 말하면 난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다. 가족들도 '노력파'로 인정한다."

Q. 최근 건국대학교 대학원 건축공학과에 다니는 김병만 씨 등 개그맨들의 높은 학력이 새삼 화제가 됐다. 개그에도 머리가 필요한가?

"머리는 모르겠지만 학벌은 필요 없다. 굳이 상관관계를 정리하자면 '공부를 잘해야 사람을 웃길 수 있다'는 아니지만 '웃기는 사람 중에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 많다'는 성립하는 것 같다. 이건 집합으로 봐야하나? 명제로 봐야하나?(웃음)"

이대출신 개그우먼 곽현화가 중학 수학 참고서를 집필했다. 스포츠동아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이대출신 개그우먼 곽현화가 중학 수학 참고서를 집필했다. 스포츠동아 김종원기자 won@donga.com
▶ "책 발간 후 이미지가 달라졌다?"

Q. '곽현화=섹시'였다면 책 발간 이후 '곽현화=섹시+지성' 이미지가 생긴 것 같다.

"이왕이면 섹시 '곱하기' 지성 이었으면 좋겠다.(웃음) 섹시 이미지는 나를 알리는 플러스 요인이 되기도 했고, 악플이 달리는 마이너스 요인이 되기도 했다. 바람이 있다면 책 발간이 모든 것을 원점으로 만드는 '곱하기 0'이 되어 내 본 모습을 드러내 주면 좋겠다."

Q. 책에는 '과외교사' 곽현화가 Tip을 준다. 수학을 잘하는 방법이 있다면?

"입시가 코앞이 아니라면 방법이 있다. 첫째. 수학은 끈기가 필요한 과목임을 인정하고 시작하는 것이다. '공부해도 안 오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한다. 둘째. 왜라는 의구심이 중요하다. 무조건 수식을 받아 적고 외우기보다는 원리를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 셋째. 복습이 중요하다. 추상화된 문자와 수식에 익숙해지다 보면 길이 보인다."

▶ "개그, 연기, 가수, MC, 모델, 작가… 난 아직도 도전이 고프다"

Q. 수학은 진득한 성격이 필요한 학문인데 곽현화의 행보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개그, 연기, 가수, MC, 모델, 이번엔 작가까지 다양한 곳을 끊임없이 노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나에게 한 우물을 파지 않는다고 하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크게 보면 내가 도전하는 모든 것들이 엔터테인먼트 산업 안에 있다. 2004년 데뷔해 연예계 7년차인데, 나보다 좋은 조건에서 시작한 친구들이 모두 이 분야를 떠났다. 난 비교적 한 우물 속에서 진득하게 생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다양한 도전 속에서 얻은 것은 무엇인가?

"상대성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개그 무대에서 난 재미없고 심심한 캐릭터였는데, 드라마에서는 유쾌한 캐릭터로 찾아준다. 예전에는 펼치지 못한 개그우먼 역할을 드라마에서 보여드릴 수 있어 좋다. 분야는 달라졌지만 내 본연의 모습을 표출할 수 있어 즐겁다. 곧 새로운 드라마로 만나 뵐 것이다."

Q.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또 있나?

"영화 연기도 해보고 싶고, 클럽 디제이 일도 배우고 싶다. 사업도 관심 있다. 호랑이가 죽어서 가죽을 남기듯 난 앨범, 작품, 책 등 다양한 족적을 남기고 싶다. 늘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기회가 있다면 저지른다. 도전 속에서 진정한 내 길을 찾을 것이라 믿는다."

'욕심 많은' 개그우먼 곽현화. 그는 “영화 연기도 해보고 싶고, 클럽 디제이 일도 배우고 싶다. 사업도 관심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동아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욕심 많은' 개그우먼 곽현화. 그는 “영화 연기도 해보고 싶고, 클럽 디제이 일도 배우고 싶다. 사업도 관심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동아 김종원기자 won@donga.com
▶ 연예인 대시, 주량, 악플대처법 깨알 같은 이야기

Q. 데뷔 7년차다. 그동안 연예인 대시는 없었나?

"장난으로 받은 대시는 몇 개 있었는데 그게 진심이었는지 모르겠다. 끝까지 확인은 못해봤다. 남자 친구나 남편은 연예인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연예인들은 일도 성격도 롤러코스터 같은 부분이 많다. 내가 롤러코스터면 남자친구는 브레이크를 잡아줄 수 있는 진중한 일반인이었으면 좋겠다. 개천에서 용 난 스타일도 싫고, 화목한 집안에서 사랑받고 자란 남자였으면 한다."

Q. 연예인 중 이상형이 있다면 누구인가?

"외모는 배우 김윤석 씨 같은 '아저씨 스타일'을 좋아한다. 푸근한 외모에 자기 일에 매진하는 멋진 남자가 좋다. 이왕이면 유머 코드가 통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Q. 노출 의상을 즐긴다. 이유가 있나?

"누구나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입고 싶어 하지 않나. 나 또한 그렇다. 목 티가 안 어울려서 안 입는 것일 뿐, 드러내기 위해 파진 옷을 입는 것은 아니다."

Q. 최근 한 방송에서 '노출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T.P.O(시간-장소-상황)에 맞는 옷을 입겠다는 뜻이었다. 이유 없는 노출은 지양하겠다는 마음이다. 해변에서 드레스를 입을 수는 없지 않겠나."

Q. 몸매 중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은?

"팔다리가 얇고 잘 찌지 않는다는 장점은 있다. 책을 만드는 5개월간 7㎏이나 쪘는데 아무도 그 정도라고 느끼지 않았다. 허리가 긴 편이라 날씬해 보이는 착시 효과를 준다. '등과 허리선'을 내 몸매의 장점으로 꼽고 싶다. 균형 잡힌 대문자 S라인!(웃음)"

Q. 외모만 봤을 때 '된장녀' 이미지가 느껴진다.

"된장녀는 정말 아니다. 내 화장대에는 백화점 브랜드가 없다. 대학교 때 쓰던 중저가 브랜드를 애용한다. 차도 3년 된 경차다. 친구들은 '모닝'에서 섹시한 척하며 내리고 대리 주차까지 당당하게 맡기는 날 보고 웃는다."

Q. 주량은 어느 정도?

"술은 잘 먹는 편이었다. 요새는 자연스럽게 줄었다. 소주 2병 정도. 웬만한 남자들 보다 술이 센 편이라 먼저 실수하는 법은 없다."

Q. 최근 가장 설레었던 일은?

"책이 처음 나와 사무실에 왔는데 처음 만졌던 그 따끈따끈한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정말 내 책이 나왔구나!'라는 생각에 밤잠까지 설쳤다."

Q. 악플이나 안티팬을 대처하는 나름의 방법이 있다면?

"내 안에도 그래프가 있더라. 처음에는 울분이 치솟다가 시간이 좀 지나면 무념무상으로 변한다. 지금은 대응할 건 대응하는 단계다. 날 섹시하게 봐주는 댓글은 악플로는 안 본다. 이상한 루머를 올렸을 경우에는 '그건 아니다'라고 답글을 단다. 일부 팬들이 악플에 직접 대응을 해주기도 한다."

동아닷컴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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