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뷔르크너 보스턴컨설팅그룹 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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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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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낙관주의 가져야 시장 선도자 된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한스파울 뷔르크너 회장은 “위기가 열어주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기업들이 미래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훈석 기자
글로벌 컨설팅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한스파울 뷔르크너 회장은 “위기가 열어주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기업들이 미래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훈석 기자
“결단력 있게 행동하는 기업들은 불황 속에서도 경쟁자들을 크게 앞지를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한스파울 뷔르크너 회장(사진)은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들이 ‘전략적 낙관주의’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와 격변이 열어주는 새로운 기회를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경기 회복의 확실한 징후를 기다리기만 하는 기업들을 누르고 미래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3월 BCG가 7개 국가의 기업 임원 4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2%가 위기 이후에도 경기 상황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또 80%에 이르는 기업들이 재고 축소, 마케팅 비용 절감, 임금 동결 또는 삭감, 사업 확장 계획 연기 등 생존을 위한 현상유지 전략을 펴고 있었다.

“경기회복 확실한 징후 기다리다간
경쟁 기업들과 ‘싸움’서 못이겨
대공황 시기 GM과 P&G를 보라

한국 은행들 해외 M&A는 일러”


하지만 선도 기업들은 달랐다. 이번 조사에서 불황 후 산업별로 글로벌 3위 안에 든 선도 기업들은 네 곳 중 세 곳 이상이 신제품 출시, 마케팅 비용 확대, 지리적 확장, 연구개발(R&D), 기술 혁신, 설비 투자, 인수합병(M&A) 등에 나서고 있었다. 즉 선도 기업들은 과거보다 더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추구하고 있었다.

뷔르크너 회장은 “1929년 시작된 대공황 시기에 오히려 공격적인 신상품 출시로 시장을 선도한 GM과, 다양한 상품의 가격을 낮춰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한 P&G는 불황을 딛고 대표적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략적 낙관주의를 기반으로 미래지향적인 성장 전략을 편 회사들이 시장 주도자로 부상했다는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최근 삼성 LG 두산 SK 등 한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국 시장이 저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서 글로벌 시장에서 고성장을 이루겠다는 야심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M&A를 불황기 성장 방법론의 하나로 제시하며 “개발도상국 기업을 인수해 신흥시장에서 유통망을 확보할 수도 있고 선진국 기업을 인수해 기술 등 필요역량을 확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금융시장이 불안정해 M&A에 필요한 소요 자금 조달이 어려우며 기업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는 다소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뷔르크너 회장은 특히 금융회사들의 해외 M&A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한국의 은행들이 M&A를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보인다”며 “금융업의 특성상 진출하고자 하는 시장에 대해 수십 년간 깊은 이해를 쌓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자산 시장, 특히 부동산 관련 파생상품 시장에 섣불리 투자했다가 낭패를 본 유럽 은행들을 대표적 실패 사례로 제시했다. 반면에 HSBC 같은 일부 유럽계 은행은 수십 년간 차근차근 준비하며 현지 시장을 이해하고 전문가를 확보했기 때문에 아시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그는 “한국의 은행들은 내수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면서 점진적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한인재 미래전략연구소 경영교육센터장 epicij@donga.com

신영성 인턴연구원 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61호(2010년 7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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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CEO는 신년사나 언론 인터뷰에서 기업의 현재 성과나 경쟁력에 상관없이 변화와 혁신을 늘 강조한다. 그렇지만 실제 기업의 역사를 분석해 보면,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종류의 변화를 실행함으로써 지속적 경쟁 우위를 유지한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CEO들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변화 노력이 그리 성공적이지 못한 까닭을 이해하려면 먼저 ‘상황 적합성 관점(Contingency Perspective)’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관점에 따르면, 환경이 변했을 때 기업도 환경과 같이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 기업은 생존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외부 환경에서 조달하기 때문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거장 챈들러 교수는 이에 더해 ‘조직은 전략을 따른다(Structure follows strategy)’는 명제를 제시해 조직 특성은 그 기업이 추구하는 전략의 실행에 적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모든 전략은 환경의 요구에 적합하게 수립해야 하며, 조직은 선택된 전략의 실행에 적합하게 설계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기업에서 조직이 전략을 규정(Strategy follows structure)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곧 수단과 목적의 전도라는 심각한 불합리성을 초래하며 초장기, 초우량 기업의 꿈을 좌절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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