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북스]최강의 i-권력자 ‘스티브 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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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1일 1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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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스티브 잡스를 집중 조명한 서적 출간 붐
●대부분이 '비즈니스 실용서' 최근의 경향은 '위인전'

AFP
스티브 잡스(55)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위대한 기업인 애플사의 CEO이자,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애플교'(혹은 잡스교)의 교주로 통한다.

포춘지 선정 최근 10년간 최고의 CEO, 3년째 연봉 1달러, 수차례 병마와의 투쟁, 입양아 출신의 천재, PC와 OS를 대중화 시킨 장본인…그를 수식하는 표현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이제는 '잡스'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시대의 아이콘'이자 '미래' 그 자체가 됐다.

올해만 해도 '아이패드'(1월)와 '아이폰4'(6월) 등 두개의 세기적인 발표 이벤트를 통해 '스티브 잡스'는 정보통신 분야를 뛰어넘어 미래를 창조해 가는 '위대한 지도자'의 반열에 올라섰다. 때문에 그를 존경하고 나아가 닮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저술도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미 그에 관련된 책은 수십 종이 출간된 상황이다.

그러나 이 같은 '잡스 붐'은 조금은 뒤늦은 측면도 없지 않다. 그가 데뷔한 1977년 이래, 애플이 30년 이상 쌓아온 미국과 유럽에서의 위상과 영향력에 비해, 한국에서의 위치는 상대적으로 초라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에서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IT산업이 일부 직역에 한정된 특수문화라는 인식이 강했던 탓이 크다.

▶ 창조성을 핵심으로 하는 시대적 트렌드와 접목

또한 애플이란 회사는 여타 글로벌 기업과 달리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지 못했다. 그저 해외 유학을 다녀온 일부 애플 마니아 혹은 출판계에 근무하는 디자이너의 전유물로 여겨질 뿐이었다. 때문에 스티브 잡스는 IT분야의 '얼리어덥터'들이 소비하고 존경하는 마니아적인 인물로 그려질 뿐이었다.

게다가 애플사가 만들어내는 MP3(아이팟)과 휴대폰(아이폰)은 유사 산업의 맹주라고 자임하는 한국에서는 경배나 존경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넘어서야 할 경쟁자에 가까웠다.

분명 앞선 기술을 갖고 있었지만 보편적이지 않았던 애플로고가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시점은 2000년대 중반. 애플의 휴대용 기기들이 조금씩 한국에도 입소문을 타고 밀려들며 PC를 창조한 스티브잡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다.

또한 그가 관여했던 픽사의 애니메이션(토이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등)이나 애플의 아이팟 시리즈 등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그가 주장하는 IT철학이 집중적인 관심을 받기에 이르렀다. 그가 생산한 제품들은 단순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아닌, 대담한 상상력과 창의성이 조화를 이룬 예술작품이란 점도 대중의 감성을 자극했다.

그 정점을 이룬 사건이 바로 2005년 그가 스탠포드대 졸업식장에서 한 연설이다. 이 연설은 UCC 붐을 타고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갔고, 한국에서도 그의 인생과 그의 철학을 존경하는 마니아를 양산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 그가 연설 말미에 언급한 "Stay Hungry Stay Foolish(언제나 갈망하며 항상 우직하게)"라는 경구는 그의 인생과 철학을 요약하는 핵심 표현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게 된다.

결국 아이폰이 한국에 들어온 2009년 이후의 스티브 잡스는, 빌게이츠를 뛰어넘어 전 세계 경영인들의 구루(Guru), 현인(賢人), 나아가 경영의 신으로까지 추앙받기에 이른다. 실제 애플의 주가는 최근 20년 가까이 1위를 달려온 마이크로소프트(MS)를 추월하며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 한국의 경쟁자에서 이제는 전 세계의 위인으로

자료사진
스티브 잡스 붐을 타고 출시된 그와 관련된 책 만해도 십 수종을 헤아릴 정도다. 스티브 잡스의 트레이드마크인 검은색 터틀넥 셔츠와 간결한 프레젠테이션을 집중 조명한 책에서부터, 그의 화술과 협상력을 다룬 책이 있는가 하면, 입양아로 성장해 애플을 창업하기까지의 인생스토리에 초점을 맞춘 책도 상당수다. 최근에는 애플의 창조력과 비타협적 경영방침을 찬양하는 책들로 넘실댄다.

나아가 어린이들을 위한 위인전에서부터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위시한 애플이 주도해 나가는 최신의 미디어 경향을 다룬 책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스티브 잡스를 중심으로 그가 만든 기업과 제품을 통해 미래의 비전을 조망해 주는 것.

물론 그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이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세련되고 지적인 이미지와는 다른 증언을 쏟아내기도 한다. 경쟁자에 대한 시기심과 주체할 수 없던 자기 과시, 게다가 절제되지 못한 성공에의 열정으로 똘똘 뭉친 불완전한 인물이었다는 것.

애플사의 직원들은 스티브 잡스의 병적인 완벽주의에 질식할 정도였고, 동료와의 관계는 파탄 직전에 몰리기도 했다. 그의 가정생활 역시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그를 증오했고 그 역시도 자신의 약점에 괴로워한 평범한 인간이었다. 그러나 그는 강철 같은 의지로 자신의 불완전함을 극복해 나갔다. 끝내 자신이 추구했던 이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매진해 역사를 바꾼 위인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이 같은 다이내믹한 스티브 잡스 스토리는 말 그대로 대하소설이 나올 만큼의 풍부한 얘깃거리를 갖고 있다. 스티브 잡스를 집중 조명한 책들을 정리해 봤다.

EPA


++++++++추천 도서++++++++

▶인생이야기 :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성공 스토리는 이미 상식적인 얘기가 됐다. 그러나 그가 선배 워즈니악과 함께 1977년에 창립한 애플의 역사는 그대로 전 세계 PC의 역사와 동일하기 때문에 보는 관점에 따라 상당히 복잡하고 흥미로는 얘기가 줄줄 흘러나오게 된다. 이에 도전한 책도 적지 않고 이를 요약한 책도 상당수여서 비교해가며 읽어보는 것도 흥미롭다.

①'iCon 스티브 잡스' 제프리 영, 윌리엄 사이먼 저/임재서 역(2005년)
스티브 잡스를 세밀하게 묘사한 대표 평전이다. 그에 관련된 대부분의 얘기가 집대성 됐으며 한국에서 제작된 최신 책들은 거의 모두 이 책을 참고했다.

②'못말리는 CEO 스티브잡스(원제는 Second Coming)' 앨런 도이치먼 저(2001년)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만든 애플에서 10년간 쫓겨난 뒤 귀환하는 과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한 책. 경제전문 기자가 시련기의 스티브 잡스에 대해 세밀하게 추적했다. 객관적인 자료와 주변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파악한 주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복잡한 스티브 잡스의 인간적 면을 파헤쳤다. 스티브 잡스가 "서점에서 안보이게 치워라"고 말했을 정도로 부정적인 면에 대한 묘사도 적지 않다.

③'잡스처럼 일한다는 것-위기에 빛나는 스티브 잡스의 생존본능(원제 : Inside Steve's Brain)' 리앤더 카니(2008)
지치지 않는 완벽주의와 강렬한 카리스마, 유별난 성격을 지닌 스티브 잡스. 그는 통제를 싫어하는 괴짜이자 최고의 인재만을 선호하는 엘리트주의자이며, 직원들에게는 무서운 감독자이다. 과연 그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저자는 스티브 잡스가 어떤 경영철학으로 조직을 이끌어갔는지, 어떻게 수많은 위기들을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를 IT전문매체인 와이어드 리앤더 카니 편집자가 직접 애플의 산 증인들을 인터뷰해 작성한 책이다.

▶청소년 위인서 : 이제 스티브 잡스는 최신판 위인전에 필수적인 인물이 됐다. 요즘은 위인전이 아니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자기계발서로도 불린다. PC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 때문에 PC의 실질적인 발명자인 애플과 스티브 잡스는 어린이들이 관심을 갖기 쉬운 주제다. IT가 어렵다고 느끼시는 분들은 위인서로 스티브 잡스를 만나는 편이 좋다.

①'스티브잡스 이야기' 짐코리건 저(2009)
②'스티브 잡스-거장들의 시크릿 02' 백은하 저(2008)
③'스티브 잡스-살림지식총서' 김상훈 저(2009년)
동아일보 IT전문기자의 시선으로 스티브 잡스의 생애와 철학을 간결하게 정리했다. 가장 알기 쉽게 요약한 책이다.

▶프리젠테이션/실용영어 : 최신 아이폰을 한 손에 들고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은 야심 있는 직장인이라면 꼭 한번 흉내 내고픈 현대의 고전이자 걸작이 됐다. 그의 간결한 영어와 솔직담백한 자기 고백은 누구라도 그의 세계를 동경하게 만들 만큼 매력적. 때문에 그의 강연록은 그 자체로 훌륭한 비즈니스 교과서이자 영어 학습서로 통한다. 스티브 잡스를 직접 만나기 어려운 국내 저자들이 주로 도전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①'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 그는 어떻게 청중을 설득하는가?' 김경태 저(2006년)
②'스티브 잡스의 공감영어' 정석교 저(2007년)
③'스티브 잡스 프리젠테이션의 비밀-모든 청중 앞에서 미치도록 대단한 프레젠터가 되는 법(원제:The Presentation Secrets of Steve Jobs)' 카마인 갈로 저(2009년)

▶잠언집 및 경영서 : "Let's be pirates(해적이 되자)" "Stay Hungry Stay Foolish(언제나 갈망하며 항상 우직하게"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자)" "Insanely Great!(미치도록 위대하게)" 등 스티브 잡스의 어록은 그 시대 기술철학의 상징이 되어왔다.

①'스티브잡스의 명언 50' 이데일리 편집부(2009)
스티브잡스가 애플을 창업한 1977년부터 아이폰 3G를 출시한 2008년까지 언론 인터뷰와 신제품 발표회 대학 졸업 연설문 등에서 사람을 감동시킨 말들을 꼽은 책. 스티브 잡스의 어록을 정리한 책은 이밖에도 다른 버전들도 있으며 내용은 엇비슷하다.

②'애플웨이 : 미래를 창조하는 기업 애플의 성공 전략' 제프리 크루이상크 저(2010년)

③'스티브 잡스의 수퍼 업무력 : 성공을 부르는 6가지 비밀' 다케우치 가즈마사 저/김정환 역(2009년)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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