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기관 격상된 국방위원회… 남북정상회담 준비 직접 나선듯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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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측 보위부 수석부부장이 국방위 대표역할 수행 가능성

“연내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남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북한의 국가최고기관인 국방위원회가 이번 회담의 준비에 직접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남측에서는 대북 공식창구인 통일부와 대북 첩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의 역할을 놓고 다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이번 회담을 준비할 주무기관으로 국가안전보위부(보위부)를 내세운 것이 사실이라면 단순히 보위부 한 개 기관이 아니라 국방위 전체가 나선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본보 1월 30일자 A3면 참조 김정일, 납북자 송환 지시說… MB에게 줄 ‘선물’ 준비중?

양 교수는 이런 해석의 근거로 보위부가 간첩 색출 등을 통해 김정일 독재체제를 유지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 문제를 담당할 수는 있지만 핵 문제와 국군 유해 발굴 등 남측이 원하는 의제들을 포괄해 다룰 위치에 있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핵문제를 포함해 남측이 요구하는 의제들은 지난해 4월 9일 헌법 개정에 따라 ‘국가주권의 최고국방지도기관’으로 격상된 국방위의 의사결정이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보위부장 역할을 하고 있는 우동측 보위부 수석부부장이 국방위를 대표해 이 문제를 다루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양 교수의 분석이다.

남측에서는 ‘국정원 역할론’이 나오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해 임태희 노동부 장관과 통일부가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와 비밀 접촉을 가질 때 막후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측은 통일부와의 접촉이 결렬되자 국정원을 새 접촉 창구로 희망했다는 게 대북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최근 당연히 참석해야 할 주요 회의 등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잠행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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