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슈퍼컴’ 기부캠페인 동참해 보실래요?

  • 입력 2009년 9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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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드 컴퓨팅’ 기술 활용한
‘쉬는 컴퓨터 나눠쓰기’ 주목

요즘 한국IBM 사람들은 신종 인플루엔자A(H1N1) 치료법 개발을 돕고 있습니다. 정보기술(IT) 회사에서 의료사업도 시작했느냐고요? 아닙니다. 점심시간에 컴퓨터를 켜 두고 식사하러 가거나, 근무시간 중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는 사이에 쉬고 있는 컴퓨터를 신종 플루 연구진에게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죠.

미국 텍사스주립대 의대 연구진들은 이렇게 ‘잠시 쉬고 있는 컴퓨터’의 능력을 조금씩 끌어와 신종 플루 치료제를 개발합니다. 이들은 신종 플루뿐만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도 대처할 수 있는 치료약도 만들 계획입니다.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한 기술이 바로 ‘그리드 컴퓨팅’입니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계 각국의 보통 컴퓨터에서 약간씩 능력을 모아 하나의 슈퍼컴퓨터처럼 사용하는 것이죠. IBM은 2004년 11월 비영리 기구인 월드커뮤니티그리드(WCG)에 이 기술을 무료로 제공해 여러 공익적 연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돈이 없어 슈퍼컴퓨터를 사지 못하는 비영리 기구에서 세계인의 작은 도움으로 만들어낸 가상의 슈퍼컴퓨터는 처리능력 기준으로 볼 때 세계에서 5번째로 강력한 슈퍼컴퓨터라는 게 한국IBM의 설명입니다.

지난 5년 동안 세계 200여 개국에서 47만여 명의 누리꾼이 175만 대가 넘는 컴퓨터를 이용해 1대의 컴퓨터가 27만 년을 계산해야 할 분량의 컴퓨터 작업량을 WCG에 기부했습니다. 올해 5월 시작된 신종 플루 치료법 연구에도 이미 4개월 만에 2361년 분량이 제공됐죠. WCG는 신종 플루 치료법 외에도 소아암 예방 프로젝트부터 차세대 청정에너지 개발과 영양이 높은 새로운 쌀 품종 연구까지 다양한 분야를 연구합니다. 모두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거나, 우리가 사는 세상을 조금 더 살기 좋게 만드는 연구들이죠. 이런 활동에 참여하고 싶으면 WCG의 홈페이지(www.worldcommunitygrid.org)에 접속해 화면 오른쪽 중간의 ‘가입하기’(Become a Member)를 누르고 작은 소프트웨어를 하나 설치하면 됩니다.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아서일까요? 한국에선 아직 470명밖에 가입하지 않으셨네요. 가입자가 늘어난다면 곧 한국어 서비스도 지원되지 않을까요?

김상훈 산업부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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