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NYT “GM 새 CEO로 스티브 잡스 모셔라”

  • 입력 2009년 5월 30일 02시 58분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GM이 파산위기에 몰렸다. 뉴욕타임스가 안타까운 상황을 보고 한마디 거들었다.

“스티브 잡스(애플 최고경영자·CEO)를 GM의 CEO로 영입해야 한다. 그는 아이카(iCAR)라는 새 자동차를 개발해 GM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왜 지금의 CEO는 GM을 살려낼 수 없고, 스티브 잡스는 그럴 수 있다고 했을까? 이유는 창의력의 차이에 있다. 잡스는 다른 사람들과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는 이미 자신의 ‘전공’이 아닌 분야에서 창의적인 제품(MP3 플레이어 ‘아이팟(iPod)’과 신개념 휴대전화 ‘아이폰’)을 개발해 여러 차례 성공한 경험이 있다.



○ 애플 아이팟이 직면한 문제

1990년대 후반 스티브 잡스는 MP3 플레이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잡스와 애플은 이 분야에 아무런 경험이 없었다. 잡스는 디지털 음악 다운로드 시장에서 실마리를 찾아냈다. 그는 아직 초기 단계인 디지털 음원 시장과 MP3 플레이어, 소프트웨어를 망라하는 새로운 사업을 기획했다.

하지만 제품 생산에 들어가려 하자 여러 가지 문제점이 대두됐다. 잡스가 처음 직면한 문제는 작은 제품에 대용량 음악 파일을 담아야 하는 모순의 해결이었다. 그는 이 모순을 기기의 두께를 줄여(납작하게 만들어) 해결했다. 당시의 MP3 플레이어는 대부분 구입 및 교환이 편한 일반 건전지를 사용해 건전지 두께보다 얇게 만들기가 어려웠다. 그렇지만 아이팟은 과감히 건전지를 빼내고 얇은 충전용 배터리를 내장했다.

○ 트리즈로 풀어보는 아이팟 문제

두 번째 문제는 ‘MP3 플레이어를 대량 생산할 시설이 없다’는 점이었다. 잡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문제 자체를 분석했다. 문제의 핵심은 당시 애플의 역량으로는 가장 큰 대목인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적정 수량의 제품을 내놓을 수 없다는 점이었다. 무리하게 생산을 강행하면 품질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이런 문제점을 비즈니스 트리즈의 변수(parameter)로 바꾸면 ‘21번-고객 수요’와 ‘9번-생산 리스크’가 나온다. 고객 수요와 생산 리스크를 트리즈 매트릭스에 대입하면 아래의 그래픽(애플 아이팟의 모순 해결)과 같은 해결 원리가 나온다.(www.wikimanagement.kr의 ‘트리즈 매트릭스’ 메뉴 참조)

다음은 애플의 대응책을 트리즈 원리로 해석한 것이다.(애플은 실제로 트리즈의 해석과 비슷하게 문제를 해결했다)

①거꾸로 하라: 애플은 보통의 생산 과정을 뒤집어 출하 날짜를 먼저 정하고 이를 맞출 수 있는 개발 및 생산 방법을 연구했다.

②유해한 것을 좋은 것으로 바꾸라: 애플은 생산 시설이 없다는 약점을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 전문 업체(대만 훙하이)와의 제휴란 강점으로 바꿨다.

③짝짓기를 하라: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체는 물론 음악 콘텐츠 공급자인 음반사, 가수들과도 제휴를 맺었다.

④중간 매개체를 이용하라: 애플의 디지털 음원 온라인 판매망인 ‘아이튠스(iTunes) 뮤직 스토어’가 바로 중간 매개체다.

⑤안정시키라: 애플은 소비자들이 쉽게 디지털 음악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아이튠스를 개발했다.

필자는 스티브 잡스가 GM으로 가지 않고, 아예 애플에서 자동차를 만들어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동차 생산의 모순을 창의적으로 해결한다면 당장 관련 기술이 있느냐는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만약 애플이 아이팟을 만들 때처럼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기존 자동차 회사와 협력한다면 획기적 콘셉트의 자동차(아이카)를 충분히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김 영 한 창조경영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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