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대량맞춤생산? 맞춤 프로세스 갖추면 가능!

  • 입력 2009년 4월 25일 02시 54분


원가 절감이 가능한 대량생산의 장점과 고객들의 개별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생산의 장점을 결합한 대량맞춤생산 방식을 성공적으로 생산 현장에 적용한 기업들이 늘어가고 있다. 사진 제공 DBR
원가 절감이 가능한 대량생산의 장점과 고객들의 개별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생산의 장점을 결합한 대량맞춤생산 방식을 성공적으로 생산 현장에 적용한 기업들이 늘어가고 있다. 사진 제공 DBR
고객요구 수용 다양한 솔루션 개발

유연한 생산과정 확립하면

거의 모든 기업에서 적용할 수 있어

‘흥미롭지만 실용성은 떨어진다.’

대량생산과 맞춤생산의 장점을 결합한 ‘대량맞춤생산(mass customization)’에 대해 많은 경영자들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원가가 적게 들어가는 대량생산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고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대량맞춤생산은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현실에서 이 모델로 성공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스페인 IEBS 경영대학원의 파브리시오 살바도르 교수 연구팀은 경영학 학술지인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 최신호(2009년 봄호)에 기고한 논문을 통해 반론을 제기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대량맞춤생산 방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 동아비즈니스리뷰(DBR) 32호(5월 1일자)에 실린 연구팀의 최신 연구 성과를 간추린다.

○대량맞춤생산 성공사례 확산

연구팀에 따르면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대량맞춤생산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인터넷 라디오 채널인 판도라닷컴은 고객들이 초기에 선호하는 몇 곡의 제목을 입력하면 취향에 맞는 음악을 계속 재생해준다. 연구팀은 작년 말 기준으로 판도라닷컴의 2100만 명의 청취자가 3억6100만 개의 개인 채널로 6만 명의 아티스트가 연주하는 6100만 곡을 매일 듣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자동차 업체인 BMW는 고객들이 인터넷으로 미니 쿠페 지붕에 자신이 직접 제작한 그래픽이나 사진을 넣을 수 있도록 했다. 또 미니 쿠페를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각종 자동차 부품을 직접 선택하도록 했다. 이런 방법을 통해 고객들은 맞춤형 미니 쿠페를 구입하고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의 정보기술(IT) 업체인 마이버추얼모델(MVM)은 고객들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자신과 비슷한 가상 모델인 아바타를 만들 수 있게 했다. 고객들은 인터넷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활용해 다양한 의류업체의 제품을 착용했을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이는지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미 1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가 아바타를 이용해 인터넷 쇼핑을 즐기고 있다. 이 서비스를 실시한 후 구매자들의 평균 주문 물량이 15% 높아졌다. 또 웹사이트 방문객 중 제품을 구매한 사람의 비율은 무려 45%나 늘어났다.

○유연한 프로세스 갖춰야 성공

연구팀은 대량맞춤생산에 성공하려면 3가지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첫째, 고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파악하고 이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역량이다. 연구팀은 급속한 기술 발전으로 기업들이 조금만 노력하면 고객들의 수많은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혁신 도구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자동차 업체인 피아트는 신차 개발 시 고객들이 각자 취향에 맞게 자동차 내부 인테리어를 설계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했는데, 이를 통해 무려 16만 개의 설계도를 확보했다.

연구팀은 둘째로 견고한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직원들이 제품 설계와 생산 과정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자동화된 생산 시스템을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BMW는 미니 쿠페 생산 과정에서 로봇들이 이동하면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설계해 공장 구조를 바꾸지 않고도 다양한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켰다.

마지막으로 대량맞춤생산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 스스로 문제점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고객에게 너무 많은 선택사항을 주면 오히려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제한적 범위에서 고객들이 감당할 수 있는 선택사항만 제시해 편안하게 자신의 기호를 반영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연구팀은 고객이 요구하는 사항을 자동으로 분류해서 좋아할 만한 아이템을 추천해주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방법을 통해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대량맞춤생산에 성공한 기업들이 적용한 방법을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는 세 가지 성공 요인을 각 기업의 상황에 맞게 독자적으로 발전시켜야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남국 기자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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