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기 국수전…집중력을 앗아간 복통

  • 입력 2009년 3월 18일 03시 00분


목진석 9단은 점심 식사 후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복통은 심해졌고 복기가 끝난 뒤에는 대국장 옆방에서 한동안 누워 있어야 했다.

오전 대국과 오후 대국 초반까지 목 9단은 이세돌 9단의 세 번에 걸친 실수(49, 71, 73) 덕분에 쉽게 무너지지 않을 우세를 확보했다.

그러나 복통은 목 9단의 집중력을 갉아먹었고 그의 혜안은 흐려졌다.

백은 104를 둘 시점에서 흑의 하변에서 패만 내도 우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참고도는 패가 나는 전형적 진행. 평소의 목 9단이었으면 이 정도의 수순은 한눈에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좌변 흑의 사활을 자꾸 건드렸다. 백 104를 시작으로 116, 118은 모두 두지 않았어야 했다.

백 120을 두고 나서야 목 9단은 착각했다는 점을 깨달았다. 내버려두면 패가 나는 곳인데 손을 댔다가 흑 121을 당해 살려준 것.

목 9단은 아쉬운 패배를 안고 서울로 왔다. 소비시간 백 2시간 59분, 흑 2시간 15분. 155수 끝 흑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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